2011년 승무원이었던 아내와 비행기에서 첫 만남…“코뼈 골절 부상이 지금 내 딸을 있게 했다”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 미드필더 김보경. 이종현 기자
김보경은 아내 김혜란 씨와 5~6년에 걸친 오랜 연애 끝에 지난 2016년 말 결혼했다. 그는 자신의 결혼에 ‘코뼈 골절 부상이 큰 역할을 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했다.
김보경과 아내 김 씨의 첫 만남은 2011년 한 비행기 안이었다. 대표팀 차출로 비행기에 탄 김보경은 당시 승무원으로 일하던 김 씨가 마음에 들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짧은 메모와 함께 연락처를 건넸다. 하지만 여러 우연들이 겹치며 둘은 연인 사이가 됐다.
그는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아내가 전에도 비행 중에 연락처를 여러 번 받았는데 인연이 이어진 건 내가 처음이라고 하더라. 같이 근무하던 친한 언니도 그렇고, 당시 기장님도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적극적으로 나를 추천해주셨다고 들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인으로 관계가 발전한 데에는 코뼈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2011년 9월 김보경이 몸담고 있던 세레소 오사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K리그 전북 현대를 만났다. 1차전에서 김보경이 1골 1도움을 올리며 세레소가 4-3 승리를 거뒀다. 강팀으로 군림하던 전북은 충격이 컸다.
하지만 2차전에서 변수가 생겼다.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김보경이 전반 초반 전북 수비수 최철순과 충돌하며 코뼈가 세 군데나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충돌했던 최철순이 경기 후 사과 문자 메시지를 보낸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김보경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경기는 세레소의 1-6 참패로 끝났다.
이후 수술과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약 2개월간 머물렀던 김보경은 현재의 아내 김 씨와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 대표팀에 오갔고,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일본에 진출해 연인을 만들 기회가 적었다. 그런데 마침 한국에 2개월 정도 있었고 아내와 연락을 자주 주고 받다가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그 부상이 지금 내 딸을 만들었다”고 익살스럽게 털어놨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