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0개월 앞두고 2번의 감독 교체
사진=2018 러시아 월드컵 페이스북
[일요신문] 김빠진 월드컵 개막전이 될 줄 알았지만 5골이 터지는 다득점 경기가 펼쳐졌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15일 자정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A조 1차전이자 개막전을 치렀다. 경기는 러시아가 5-0 대승을 거뒀다.
경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개막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대회 본선에 참가한 32개국 중 가장 피파랭킹이 낮은 두 나라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6월 피파랭킹에서 러시아와 사우디는 각각 70위, 67위를 차지했다.
단 3계단 차이인 피파랭킹과 달리 경기에서는 큰 격차를 보였다. 러시아는 전반부터 2골로 앞서나갔고 경기 막판 골을 몰아치며 5-0 경기를 만들어냈다.
사우디의 대패는 어찌보면 ‘예정된 실패’인지도 모른다.
사우디는 아시아 지역예선의 성공으로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1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월드컵 본선행을 안긴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팀을 떠났다.
본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지난해 9월)에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이 부임했다. 하지만 그의 재임기간은 이례적으로 짧았다. 사우디 대표팀을 맡고 5번의 평가전을 치러 2승 3패를 거두고 팀을 떠났다.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그가 팀을 꾸릴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기에 6~7개월의 시간은 짧다.
사우디 축구협회의 변덕은 처음있는 일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본선 도중 감독을 내친 바 있다.
이 같은 모습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다. 대한민국 또한 프랑스 월드컵에서 성적부진을 이유로 대회 중에 감독 경질을 단행했다. 이후로도 4년 이상 팀을 이끈 감독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대표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을 약 10개월 앞두고서야 부진하던 대표팀에 칼을 댔고 이전에도 ‘소방수’로 활용하던 인물을 감독 자리에 앉혔다.
지난대회 우승 팀이자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1순위로 꼽히는 독일은 요아힘 뢰브 감독을 2006년부터 12년째 신임하고 있다. 그는 세계 최강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을 맡아 우승컵을 차지하기까지 4번의 메이저 대회를 치렀다. 독일축구협회의 신뢰는 우리 대표팀에게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