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유력했던 이주민 서울청장은 ‘드루킹 사건’ 논란으로 배제돼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 연합뉴스
당초 후보군 중 유력했던 것은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경찰청장은 치안총감 중에서만 될 수 있도록 경찰법상 규정되어 있는데, 이주민 서울청장은 민갑룡 경찰청 차장, 박운대 인천청장, 조현배 부산청장, 이기창 경기남부청장, 박진우 경찰대학장 등 나머지 5명에 비해 유력 후보로 분류됐다. 이주민 청장의 이력 덕분. 이 청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 국정 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과정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탓에, 정권의 눈치를 보고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경찰 안팎에서 제기됐다. 그리고 결국, 경찰청장 자리를 민갑룡 경찰청 차장에게 내주게 됐다.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민갑룡 차장은 경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경찰의 숙원사업인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개혁 과제를 주도하고 있다. 경찰대 출신인 그는 지방청장을 역임하지 않은 것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이주민 청장이 드루킹 사건으로 배제되면서 경찰의 수장 자리에 앉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주민 청장이 당초 유력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드루킹 사건 특검 등에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이 청장을 경찰청장으로 앉히기는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이번 인사에 대해 풀이했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새롭게 경찰 수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경찰과 검찰은 더욱 첨예하게 입장 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민 차장이 경찰청에서 수사권 문제를 다뤄오지 않았냐. 정부안 발표 후 경찰 입장을 청와대에 더 적극적으로 어필할 것으로 보이고 검찰도 검찰 나름대로 내부 분위기를 청와대에 전달하며 최대한 수사권을 양보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환한 기자 brigh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