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눈부신 선방으로 외신 찬사…논란 잠재운 김영권 태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조현우 골키퍼. 사진=대한축구협회
[일요신문]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패배한 가운데 골키퍼 조현우와 수비수 김영권의 활약이 재조명 받고 있다.
대한민국은 첫 경기 스웨덴전에서 0-1로 패했다. 앞선 멕시코와 독일의 경기가 멕시코의 승리라는 이변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절망적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조현우는 대표팀에서 홀로 빛났다. 결정적인 선방 2차례를 포함해 스웨덴의 필드골은 허용하지 않았다. 수비진이 내준 PK는 그의 능력 밖이었다.
해외에서의 긍정적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유력 언론은 한국-스웨덴 경기에서 최고 선수로 조현우를 꼽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지난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서 골키퍼가 실수를 연발했던 때를 떠올리며 “리버풀이 조현우를 영입해야 한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조현우는 선문대를 졸업하고 2013년 대구 FC에 데뷔해 골키퍼로선 이례적으로 신인 시절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2년 연속 10경기 이상 출전하며 경험을 쌓은 그는 2015년 본격 주전자리를 차지했다.
2015년부터는 당시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에도 드나들었다. 다만 데뷔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의 데뷔전은 2017년 11월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였다.
이어진 동아시안컵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며 신임을 얻었다. 월드컵 직전 온두라스, 세네갈전에서도 주전 골리로 나섰지만 그가 월드컵 본선에도 나설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스웨덴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A매치 6경기 4실점의 골키퍼 조현우였다. 많지 않은 A매치 출전 경험에도 그는 특유의 반사신경으로 스웨덴의 슈팅을 방어해냈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김영권.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영권도 이날 수비진에서 돋보인 선수 중 하나였다. 그는 결정적 장면에서 상대 슈팅을 몸으로 방어해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김영권은 그동안 수비가 불안한 대표팀에서 온갖 질타의 대상이 돼왔다. 그는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 대표팀에서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비 유망주로 꼽혔다. 20세 월드컵 8강, 아시안게임 동메달, 올림픽 동메달 등 현장에 모두 함께했다.
프로 생활은 일본에서 시작했다. 일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이적했다. 거액의 이적료와 연봉을 받게 됐지만 이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중국 리그에서 활약하며 기량이 하락했다는 ‘중국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온 센터백 홍정호와 함께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또한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려있는 최종예선 경기에서 응원을 보내준 관중들에 대한 실언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대표팀에서 한동안 제외되며 본선 참가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 최후의 선택은 김영권이었다. 여전히 일부에선 그를 향한 불신의 눈초리가 존재했다. 하지만 그는 헌신적이고 집중력을 잃지 않는 수비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한 경기로 김영권에 대한 모든 의심이 거둬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대표팀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생애 최고의 경기 중 하나를 펼친 그가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