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이 바로 서고, 군민의 삶의 질 높아지는 역할 하고 싶다”
정동균 양평군수 당선자가 19일 양평군청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군민의 바람은 새로운 양평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반듯하게 군정이 바로 서고 군민의 삶의 질이 더 높아지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24년만에 지방권력 교체에 성공한 정동균 양평군수 당선자가 19일 오후 2시 양평군청 소회의실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고 “길게는 54년 짧게는 24년 만에 민주당 지방정부가 양평에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군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당선자는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이번 선거에서 현 김선교 군수가 12년 동안 닦아 놓은 조직들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저의 당선은 정동균이가 똑똑해서도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이 일정부분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라며 몸을 낮췄다.
정 당선자는 이어 “군민들이 저보고 밤늦게까지 지고 있다가 새벽에 이겼다며 새벽군수라고 부른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군민들이 저 정동균을 선택한 이유는 ‘새로운 양평을 만들어 달라’는 뜻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대부분 외부 전문가로 채워진 인수위원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 당선자는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에 대한 장단점이 있겠지만 결국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 외부 전문가들을 선임했다”면서, “그 분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 잘 몰라야 하고, 또 지역에 연고가 없어야 된다는 점을 반영해 구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당선자는 이어 “인수위원회는 자체 진단 결과 문제가 나오게 되면 감사원 감사 요청과 검찰 고발을 하는 것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고발을 할 것인지, 그냥 덮을 것인지 여부는 새로운 지방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자들은 “항간에 24년간 쌓인 양평군 행정의 적폐청산, 온갖 부조리 부정부패의 연결고리 척결, 각종 단체장 우파세력 척결, 각종 위원회 구성원 퇴출, 정치공무원 퇴출, 공정한 입찰제도 및 수의계약 제도 개혁, 군민을 상대로 갑질하는 공무원 퇴출, 지방공사 등 주민 혈세 낭비 사례 고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한참 동안 양평군청 행정 조직이 우왕좌앙 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당선자는 “제가 당선인사에서 말씀 드렸듯이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도 양평군민”이라면서, “단체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공직자를 인위적으로 퇴출시킬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정 당선자는 이어 “그러나 지방공사나 수의계약에 대한 문제점은 분명히 들여다 볼 것”이라면서, “자료를 보니 수의계약이 엄청나게 편중되어 있다. 군민이 저를 선택한 의미는 바로 이런 것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정동균 당선자.
정 당선자는 또 “정치공무원들이 진보나 보수 등 이념을 가지고 정치에 개입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현 군수와 좋은 관계가 맺어졌을망정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거운동을 하러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임 군수가 했던 일 중에 공은 공대로 잘 보완해서 나갈 것이며, 잘못된 것은 절차에 의해서 청산해야 한다는 게 저의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양평공사에 대해서는 “친환경 농산물 유통과 환경기초시설 운영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공사 직원이 200여명이 넘을 정도로 너무 비대해져 있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은 직접 판매가 아닌 농산물에 대한 판로만 개척해 주는 방안이 좋을 것 같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공직사회 개혁과 안정화 방안에 대해 정 당선자는 “저의 기본적인 생각은 군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군에서 하는 일에 동력이 생긴다”면서, “시간이 가더라도 인내하고 군민의 신뢰를 얻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모든 공직자와 관변단체가 적폐청산 대상은 아니다. 공직사회가 흔들리면 양평군이 흔들리고, 군민이 피해를 본다. 옥석을 가려 공직을 잘 추스르는 게 급선무”라는 기자의 지적에 정 당선자는 “지탄대상인 공직자는 일벌백계하고, 잘하는 직원은 승진에 반영시키는 등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들이 소송 등을 우려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미루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저 자신부터 확신이 가는 행정은 자신 있게 사인하는 등 저를 믿고 행정을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여소야대로 구성된 8대 양평군의회에 대해 정 당선자는 “민주당 의원 2명은 3선이고, 나머지 5명 모두 초선”이라며 “의장은 3선인 민주당에게 주고, 부의장을 다른 당에서 맡는 부분을 의회에서 논의해 보고, 안되면 저라도 나서서 설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 개혁 요구안 상설기구 설치 계획에 대해 정 당선자는 “인수위원회 제안 사항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팀들을 구성해서 진행할 생각”이라면서, “상설기구까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인수위원회에서 문제가 있다고 제기된 부분은 인수위원회에서 끝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당선자는 “군민이 저를 선택해 준 것은 집권당 후보로 양평발전을 시켜달라는 뜻”이라면서, “중앙정부의 예산과 뒷받침으로 획기적으로 양평발전을 시킬 계획을 도지사와 벌써 협의를 끝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나 국회 등으로 다니는 마케팅 군수가 되려 한다”면서, “지역 관내행사는 부군수에게 맡기려 한다. 저를 만나려거든 여의도로 오셔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동균 당선자가 인수위의 비공개 처사를 지적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인수위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인수위원 명단을 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인수위 측에서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내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지만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다른 기자를 통해 인수위 명단을 볼 수 있었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고, “인수위 명단은 기자들이 궁금한 게 아니라 군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이라며 인수위 비공개 처사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정 당선자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하지만)선거 기간 중 돈도 없고, 조직도 없는 상태에서 불과 한 두 사람이 선거를 치러냈다.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 해도 저한테는 그 한 두 사람이 소중하다”며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고, 이어, “앞으로 인수위 관련 모든 부분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정 당선자는 지난 18일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인수위원장과 인수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인수위원장에는 임승기 성균관대 명예교수(양평시민학교 교장)가, 인수위 부위원장 겸 대변인에는 이삼순 도의원(전, 경기도 의회 부의장)이, 부위원장에는 이철순 전 양평군립미술관 관장이 위촉됐다.
문화체육 분야는 장원석 학예사가, 관광진흥 분야는 이무열 서울예술대학교 광고창작과 겸임교수가, 도시정책 분야는 송석휘 서울시립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사회복지는 이승헌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 대표이사, 농업 분야는 정지영 전 경기도청 서기관, 회계는 이상근, 강대권 회계사, 교육은 임형재 전 교사(용문농협 대의원, 단월면 주민자치위원원), 감사는 김영진 전 감사원 국장, 인수위 지원은 이수진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국장, 인수위 법률파트는 안성욱 변호사(전 검사)가 맡는 등 14명의 인사가 인수위에 포진됐다.
정동균 양평군수 당선자가 앞으로 4년간 이끌 양평군정에 대한 밑그림을 인수위가 어떻게 완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동균 양평군수 당선자가 지난 18일 인수위원 위촉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