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실질적 경기회복에 대해선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먼저 5% 성장에 착시효과가 있다. 지난해 우리경제는 위기에서 벗어나 0.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5% 성장을 하면 2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6% 수준이다. 올해에도 경제가 저성장기조를 벗어나기 어렵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최근 상장회사협의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46개 상장기업의 매출은 24% 증가했다. 그러나 직원 수는 반대로 2% 감소했다. 성장을 하면 오히려 고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더욱이 올해 경제의 5%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다. 먼저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연초부터 삐걱대고 있다. 환율이 급격히 올라 달러당 1100원선을 위협하며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여기에 세계경제에 대한 더블딥의 우려가 확산되어 수출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내수는 더 불안하다. 가계부채와 실업의 악순환이 소비자들의 숨통을 막아 소비는 여전히 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에 산재해 있는 복병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경우 경제성장 자체가 어렵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가 모든 압박을 이겨내고 의연하게 일어나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길은 없나? 바로 일자리를 대거 창출하여 고용증가→수요회복→투자확대→다시 고용증가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면 5% 성장이 경제저변으로 확산되면서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경기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 산업의 집중적인 육성이 절실하다. 10억 원 생산에 대해 제조업의 고용유발 숫자는 9명 정도인 반면 서비스업의 고용 유발 숫자는 18명에 이른다. 더구나 제조업의 경우 자동화를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어 고용창출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우선 유통, 관광, 요식 등 전통적인 서비스시장을 활성화하여 관련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식 서비스산업의 육성이다. 의료 교육 컨설팅 방송 콘텐츠 등 고학력의 청년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형 산업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개방정책을 통해 공공서비스나 자영업 수준에서 벗어나 국제경쟁력을 갖춘 첨단산업의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전문 인력이다. 평생교육 차원에서 누구든지 원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문교육기관을 다수 설립해야 한다. 다음 정부가 수업료 면제 등 파격적인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 따라서 서비스업체의 창업과 투자가 자생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만들어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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