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이와 같이 지속가능이 어려운 형태로 바뀐 것은 이윤극대화를 지상목표로 하는 산업구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 세계 각국경제는 약육강식의 논리하에 무한경쟁을 벌였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의 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들이 자동화에 앞장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 중심의 경제 성장을 했다. 이렇게 되자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와 컴퓨터가 일을 하는 구조로 산업구조가 바뀌었다. 따라서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문제는 고용의 80% 이상을 감당하는 내수산업과 중소기업들이 설 땅을 잃은 것이다. 전통시장이 대형 연쇄점에 밀려 명맥이 끊기고 중소기업들이 구매자들을 잃고 빈사상태가 되었다. 그러자 근로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로 전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서 60세 이상 고령자들은 이익창출 능력을 잃었다는 이유로 집단적으로 퇴출선고를 받았다. 경제활동에서 강제로 격리시키는 징벌을 내린 것이다.
그러면 문제의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경제는 근본적인 실업문제를 안고 있다. 고령자는 물론 청년들까지 일자리가 없어 고용대란을 겪고 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정부가 예산을 대거 투입하고 있으나 모래밭에 물 붓기이다. 결국 방법은 내수산업과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고용을 창출하는 구조로 바꾸는 것뿐이다. 따라서 정부도 정책의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있다.
그러나 고령자들의 실업문제는 발생규모로 보아 이렇게 해도 해결하기 어렵다. 대안으로 서둘러야 할 것이 사회서비스업의 육성이다. 사회서비스업이란 어린이 육아 및 보육, 노인요양, 약자보호와 안전, 환자 간병과 간호, 과외 및 특수교육, 문화시설 운영과 행사 등을 말한다. 또 소외계층을 위한 법률, 의료, 금융, 컨설팅 등 지식 서비스업도 이 범주에 속한다. 소비나 생산이 10억 원 증가할 때 나타나는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은 15만 명 수준인 것에 반해 사회서비스업은 30명에 이른다. 더구나 사회서비스업은 고령자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크다. 따라서 고령자들의 실업과 복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이 된다.
사회서비스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의 경우 14%밖에 안 된다. 이에 반해 스웨덴,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은 30%에 가깝다. 사회서비스업의 육성이 노령인구 문제 해결의 돌파구인 것은 물론 선진국 진입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법과 제도의 마련은 물론 전담부서를 만들어 사회서비스사업을 전국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과감한 예산편성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업 발굴과 추진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고려대 교수·전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