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수호하는 ‘용’의 다양한 모습, 전시로 만나
전시작 ‘농기(農旗)’-1905년, 직물(광목), 372.0×258.0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고대부터 바다를 수호하고 물의 신으로서 섬겨진 상상의 동물 ‘용’의 기원과 의미를 되새겨 보는 전시가 개최된다.
국립해양박물관(관장 손재학)은 개관 6주년을 기념해 7월 10일부터 10월 14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용, 바다를 다스리는 몸짓’ 기획전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용의 기원과 형상’, ‘용의 상징’, ‘바다의 신, 용’ 등 총 3부로 구성된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 국내 9개 기관이 소장한 용 관련 유물을 포함해 90여 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1부는 상상의 동물인 용이 언제, 어디서부터 기원했으며, 어떤 형상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한다.
2부에서는 용에 반영된 벽사, 시복, 수호, 제왕, 치수와 같은 상징성들이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유물에 나타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부에서는 바다를 다스리는 신으로서의 용에 대해 전시한다.
해신(海神)으로서의 용은 바다 속 세상의 왕으로, 궁전과 많은 재물을 가진 모습으로 표현돼 왔으며 어촌의 안전과 풍요를 관장하는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오랜 세월 숭앙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도에서 제작된 민화 ‘쌍룡도’를 비롯해 한글로 쓰인 조선시대의 ‘심청전’과 ‘별주부전’ 책, 조선 후기에 어피갑으로 제작된 ‘쌍룡검’ 등 바다의 신, 용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러 유물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마을 공동체를 표상하며 제의, 노동, 놀이 등 전반에 사용된 농기(農旗) 중에서도 1905년 전북 임실군에서 제작된 용형상이 그려진 ‘농기’가 최초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국립해양박물관 손재학 관장은 “이번 기획전시를 통해 바다를 다스리는 신으로서 숭상됐던 용에 대해 알고 우리의 해양문화에 좀 더 친숙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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