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누적된 구조적 특혜, 불공정, 적폐 드러나” / 인수위, 공약 대폭 축소 의견 제시 ‘공약파기 논란’
정동균 민선 7기 양평군수 당선인의 ‘행복인수위원회’ 임승기 위원장과 이철순 부위원장 겸 대변인이 29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10일간의 활동과정과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군 행복인수위원회(위원장 임승기)는 29일 기자 간담회를 양평군립미술관 컨퍼런스룸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갖고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 동안의 활동상황과 이후 계획을 보고했다. 인수 위원회는 내달 6일까지 활동하고 해단식을 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발족한 인수위원회는 그동안 전 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인사, 제도, 예산, 감사, 복지, 문화, 도시 정책 부분에 대해 각 부서별로 업무보고를 받은 후 소위원회를 열어 당선자 공약과 연관하여 심도있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군민 의견을 수림한 결과 총 18건의 정책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수위원회는 그동안 각자의 전문 영역과 관련하여 심층 분석한 결과 나타난 민선자치 20여년간 누적된 구조적 특혜, 불공정, 적폐 등 문제점을 백서 형태로 당선자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인수위원회는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으로 ▲조직의 수직·수평 업무 구분 모호, 예산·인력 불균형 ▲내부 통제 기능 상실 및 업무의 비투명성과 비청렴성, 자의적 행정 서비스 ▲각종 위원회 운영 소홀 ▲전직 공무원 산하 단체 기관장· 임원 등 고위직 점유 ▲군청과 계약 약정서 불공정 ▲보조금 편중 등을 들었다.
또, 출연 및 산하기관의 분식회계, 문어발식 사업 확장, 낙하신 인사, 비전문 경영에 의한 경영 실패, 관리감독 부실 등을 지적했다.
특히 양평공사의 경우, 당초 설립 목적인 양평군 내의 농산물 유통 사업에 충실하기보다 숙박, 환경, 심지어는 거리 가로등 관리 사업 등과 같은 사업의 확장, 분식회계 등 공기업법의 위반, 사장을 비롯한 임원이 전직 공무원으로 선임되어 미흡한 경영 전문성, 일부 농산물을 양평군 외 지역에서 구입하여 정확한 원가 계산 없이 편의적으로 가격을 책정하여 역마진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정동균 민선 7기 양평군수 당선인의 ‘행복인수위원회’ 임승기 위원장이 29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세미원 역시 사업 확장으로 인한 경영 부담 및 소장품의 차후 관리 방안 미흡을 지적했고, 군이 직영하는 ‘쉬자 파크’의 경우, 군은 2년 동안 직영하여 차후에 운영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수립 되지 않은 운영 기본계획, 8억 원으로 추정한 연간 운영비 산출근거의 불분명함 등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은혜재단과 관련해서는 “현재 재판 중이므로 위원회는 이에 대한 판단에 앞서 군민 인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동균 민선 7기 양평군수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군민이 주인인 양평, 군민이 잘사는 양평, 군민이 행복한 양평으로 정책 목표를 정했다. 이는 군민이 양평의 주체이자 정책 서비스의 핵심임을 의미한다.
인수위 위원들은 그동안 양평군청의 행정 서비스에 대해 “행정 편의주나 정책의 편익이 일부에게만 향해 있어 불공평했던 점 등으로 인해 군민이 충분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인수위원들은 현재의 3분야 107개의 공약은 우선과제(생활과제), 중기과제(기본과제), 장기 과제(미래과제)로 분류하고 과감히 공약을 축소할 필요가 있으며, 문화예술의 경우 문화민주주의에 의한 문화 소비자 중심의 정책으로 인하여 예술 창조 분야의 공약이 미흡한 경우와 같이 일부 필요한 부분은 정책 보완 차원에서 추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정동균 민선 7기 양평군수 당선인의 ‘행복인수위원회’ 이상근 회계사가 29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양평공사의 분식회계 정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편, 양평공사의 분식회계를 짚어낸 이상근 위원은 “공사는 132억원에 달하는 군부대납품 미수금에 대해 부동산 근저당을 했다며 손해금액을 76억 9100만원 적게 산정했고, 또 부채비율을 낮춰 대출을 받기 위해 군 소유 토지를 현물투자 받고, 또 3년 이상 적자를 피하려고 흑자로 둔갑시키는 회계처리를 한 정황이 발견됐다”면서 “실제 부채비율이 300%가 넘는다. 남은 기간 부실회계 사실을 밝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군은 2016년을 제외하고 매년 흑자가 났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매년 적자였음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면서, “공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300억 이상이나 3년 이상 적자,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행안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조건을 피하기 위해 한정의견을 받아가면서까지 무리하게 부실회계처리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인회계사의 감사의견 중 ‘한정의견’은 회계처리 방법과 재무제표 표시방법 중 일부가 기업회계에 위배되거나, 재무제표의 항목에서 합리적인 증거를 모두 얻지는 못하고 있어 관련되는 사항이 재무제표에 영향을 주거나 줄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이런 영향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재무제표가 기업회계기준에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다는 의견의 표시 방법으로 한정의견이라고 적는다. 기업이 ‘한정의견’을 받으면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임승기 위원장은 “군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봐 많은 걱정이 든다”면서, “인수위가 운영되는 것이 양평군에서 처음으로 여러 면에서 제한적이지만, 인수위에 맡겨진 책무에 따라 앞으로 민선7기 양평군수가 행정을 펴나가는데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또 군수가 어려운 과제를 추진할 때 인수위원회의 보고서가 힘이 되고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는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보고된 백서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대안을 찾는 것는 민선7기 양평군수의 몫이기 때문에 인수위는 이에 대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뿐 월권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양평군 인수위 운영의 선례를 남기는 데에 책임감을 갖고 마무리 작업을 해 나갈 것이니 미흡하더라도 양해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기자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들은 짧은 시간에 인수위 운영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임 위원장의 발표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일부 매끄럽지 못한 인수위 운영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정 당선자가 내걸었던 107개의 공약을 과감히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인수위 활동 결과에 대해서도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뒤 취임도 하기 전에 축소한다는 것은 애당초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내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면서, “공약을 믿고 표를 던진 유권자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동균 민선 7기 양평군수 당선인의 ‘행복인수위원회’ 임승기 위원장이 29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동균 민선 7기 양평군수 당선인의 ‘행복인수위원회’ 이철순 부위원장겸 대변인이 29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