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관사도 없애는 판에 “관사 부활” 소신파도
‘호화관사’에 대한 논란은 이전부터 지속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이를 유지하고 있거나 오히려 다시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사진은 홍성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관사. 연합뉴스
지어진 지 가장 오래된 관사는 1930년 즈음 건립된 충청북도 관사다. 이 관사의 정확한 설립 연도는 알 수 없지만, 일제시대 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현재 도청에서 3억 5000만 원에 매입한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일제시대 때 지어진 관사는 이 지사가 취임하면서부터 ‘충공문화관’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인천시 관사는 1966년 매입한 곳인데, 이는 일제시대부터 사격훈련장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안상수 전 시장 때까지는 관사로 사용되다가, 송영길 전 시장이 취임한 2010년부터는 관사를 역사자료관으로 변경했다.
그 다음이 1967년 지어진 경기도 관사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때부터 ‘굿모닝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도민들에게 열어주고 자신은 자택에서 경차를 타고 출퇴근했다.
전라북도는 지금의 관사를 1971년에 취득해 1976년부터 활용하고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이곳에서 출퇴근하고 있지만, 면적이 협소해서 관사의 일부를 도민들에게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
또 1984년 지어진 제주도 관사는 당초엔 대통령의 지방숙소 목적이었다. 김태환 35대 제주지사는 자택에서 출퇴근했지만 우근민 36대 제주지사는 관사에서 출퇴근했다. 그리고 제주도 관사는 지난해 10월 14일 ‘꿈바당도서관’이라는 어린이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취임한 이래로 관사를 이용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반대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관사는 2017년 9월에 지어진 경상북도 관사다. 당시 지어졌을 때 이름은 ‘대외통상교류관’이었는데, 이 중 반은 해외 귀빈들을 모시는 게스트룸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용률이 저조했고, 마침 자택 출퇴근에 불편함을 느끼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게스트룸에 들어오게 되며 이 도지사의 관사로 이용되게 됐다. 결국 대외통상교류관의 일부는 관사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경상남도 관사는 2016년 9월, 당시 홍준표 전 도지사 때 지어졌고 홍 전 지사는 이 관사를 8~9개월 동안 이용했다. 일반 양옥형태의 2층 큰크리트 건물로 당시 건축비는 4억 원으로 알려진다. 현재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이곳에서 출퇴근 중이다. 당초 도지사로 취임하고 난 뒤 김 지사는 입주 여부를 오래 고민했는데, 주거의 목적보다는 도의 비상상황, 재난사태에 업무공간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관사 입주를 결정했다. 이 관사 이전에도 다른 관사가 있었다. 1984년에 지어졌지만, 김태호 전 지사가 2004년 아파트로 들어가며 현재는 경남도민에게 개방하고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구시의 관사도 아파트다. 1988년 건축돼 2000년에 취득된 이 아파트는 2006년에 노후화의 문제 때문에 매각됐고, 두 번째 관사는 2016년 1월 6억 4800만 원에 매입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은평구 뉴타운에 있는 아파트에서 지내다가 현재는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한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곳의 면적은 200평으로 전세금은 28억 원이다. 2015년부터 계약한 이 전세는 뒤에 계약 연장을 해 2019년 1월 6일까지 계약됐다. 계약 연장 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기존의 전세 보증금 28억 원에 월세 208만 원이 추가된 점이다.
이전에 관리되던 서울시 관사는 1959년부터 1979년까지 대법원장이 사용하다가 1981년부터 서울시장이 이용했다. 하지만 이후 혜화동에 있는 한양도성을 복원하며 관사를 시민들에게 내주었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 한양도성 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당선된 뒤 관사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윤장현 전 시장이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라며 매각시켰던 관사를 4년 만에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논란이 일었다. 무엇보다 이 시장의 자택이 시청에서부터 멀다는 이유를 댔는데, 그 거리가 6㎞ 정도로 확인되며 비판을 받았다. 광주시가 관사로 이용하기 위해 계약한 곳은 34평의 아파트로 3억 4000만 원이다. 하지만 광주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이전에 1989년 취득 2003년 매각, 2003년 취득 2010년 매각, 2010년 취득 2014년 매각을 반복하며 아파트 관사를 유지해 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현재 2006년에 건립된 관사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취임과 동시에 쓰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전남도청은 현재 매각을 알아보는 중이다. 다만, 단독주택이라 용도 변경이 쉽지 않아 매각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2012년 2억 2800만 원에 매입한 아파트에서 지내는데, 충청남도는 총 3개의 관사가 있다. 하나는 현재 양 지사가 지내는 아파트인데, 원래는 정무비서가 사용하는 관사이지만 정무비서가 공석이 되며 양 지사가 사용하고 있다. 다른 한 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쓰던 단독주택 관사로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사는 대전시로 매각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대전시의 관사는 없어진 지 오래이며 세종시는 관사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억 7500만 원짜리인 아파트 전세를 사용하다가 세종시장 취임공약에 따라 관사를 폐지했다.
부산시 관사는 1985년 전두환정권 시절에 지어졌다. 당시엔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형식으로 사용됐다. 부산시장이 부산 외의 지역에서 머물다가 부산에 오면 사용하곤 하는 방식으로 유지됐지만, 지금은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울산시의 경우는 민선이 시작된 1997년부터 관사를 어린이집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전 관선 때의 관사는 1980년 1월 22일 준공됐다가 1995년까지 사용됐다. 다음해부터 ‘국공립 공관 어린이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현재 자택에서 출퇴근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00년에 매입한 강원도 관사에서 출퇴근 중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