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들이 조사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허익범 특검은 23일 오전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노회찬 의원 사망과 관련해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라며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 특검은 “(노 원내대표는) 이 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이라며 “보고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평소 존경해온 정치인으로,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먼 거리에서 늘 그분의 행적을 바라보고 있었다”며 “이런 비보를 들으니 그립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침통한 표정으로 들어선 허 특검은 발언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적당한지 모르겠지만 유가족에게 드릴 인사라 생각하고 받아주시면 고맙겠다”며 발표 도중 세 번 허리를 숙여 유감을 표했다.
노회찬 의원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도 아무개 변호사 등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지난 2016년 4·13 총선을 앞둔 시점에 50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온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8분쯤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노 의원은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팀은 긴급체포한 도 변호사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주춤했지만, 관련자 소환조사를 이어가며 수사망을 좁혀왔다. 또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여 온 특검팀은 조만간 노 의원 소환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날 오전 노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는 긴급회의를 여는 등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