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를 탈거한 통학차량 내부 모습.
[일요신문] 김장수 기자 = 최근 경기도 동두천에서 네 살배기 여자아이가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방치된 채 숨진 사고가 발생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와 관련기관들이 잇따라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대한 운영실태를 현장 점검하고 있다.
정부도 아동이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연말까지 전국 어린이집 통학차량 2만8천300대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를 설치키로 하는 등 안전사고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실내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개선책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환경성질환에 민감계층인 어린이는 동일한 오염수준에 노출되어도 성인에 비해 더 건강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차량을 청소해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
차량 내부클리닉 전문가들은 우리 아이들이 매일 타고 다니는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내부 청결상태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송풍구와 천장쪽에 세균 감염을 측정해 보면 안전수치를 넘어서는 차량을 자주 볼 수 있고, 특히 전체 시트를 일일이 탈거한 뒤 차량 바닥을 보면 아이들이 운행 중에 흘린 과자 부스러기 등 이물질이 한가득 몰려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바깥 공기보다 차 안 공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상남도 김해에서 11년째 차량 내부클리닉 전문가로 활동 중인 명양후 대표는 “차량은 외부도 중요하지만 내부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내부 청소를 소홀히 생각하는 차량 소유자의 경우 더러운 화장실 환경에서 매일 운행하고 다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명 대표는 “여름철에 에어컨을, 겨울철에 히터를 틀고 다니면 차량 내부의 세균과 먼지를 입과 코로 들어가게 되는 데 아이들 호흡기 건강에 해롭다”며 “차량 청소를 위해 시트를 탈거하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보여주면 ‘이런 차를 내가 운행하고 다녔나’, ‘아이들을 태우고 다녔나’하고 놀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차량 내부클리닉 업체들은 ▲시트 탈거 후 살균 ▲시트 스팀 살균 후 일광 소독 ▲특수장비 이용해 차량 내부 먼지 흡입 ▲차량 내부 안보이는 곳 청소 ▲곰팡이와 먼지들이 가득찬 에바 플레이트와 블로우 모터 클리닝 ▲송풍구 살균 ▲제습기로 마지막 남은 습기 제거 등의 순으로 청소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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