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의 ‘빅3’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양천구 목동의 전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물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도 거의 없어, 일부 집주인들은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경우, 평형별로 2천만~3천만원까지 하락했지만 전세를 찾는 사람이 없어 매물만 쌓이고 있는 실정. 대치동 일대 중개소에 의하면 전세금이 5억원까지 가던 우성 45평형이 최근 4억5천만~4억7천만원, 2억8천만원까지 올랐던 청실 35평형이 2억5천만원까지 내렸다. 이 지역은 1천8백여 가구 규모의 타워팰리스가 이달 말 입주를 시작, 전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천구 목동지역도 평균 5백만~1천만원 정도 하락했다. 목동지역 부동산 업자들은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적어 집주인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며 “시세보다 5백만~1천만원 낮은 급매물만 일부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서초구 반포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반포 경남아파트 24평형 전세가 한 달 전에 비해 5백만~1천만원이 하락했고, 한신 2차 25평형도 5백만원이 떨어졌다. 잠실 저밀도 아파트의 이주 수요 때문에 상승세를 타던 송파구 신천동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2억원까지 올랐던 신천동 장미아파트 34평형은 최근 1억8천만원 정도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일산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산 지역 전세 시세는 지난 1주일에만 평균 0.15% 떨어졌다. 부동산뱅크에 의하면 일산 후곡마을 대우벽산 27평형과 동양대창 27·32평형, 부천 상동 서해상뜨르 1·2차 40평형대, 용인 풍덕천 건영 43평형 등 수도권 곳곳의 아파트 전세금이 지난 한 달 사이에 1천만~2천4백만원 하락했다.전세금이 하락하는 이유는 올해 상반기 집값이 급등하면서 세입자들이 대거 집을 구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다가구·다세대·오피스텔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세 수요를 크게 줄인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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