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가족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모·부들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이가 어리고 남편이 없다는 이유로 대화에 끼워주지 않는다거나 어린 여성이 낮에 아이와 밖에 있다는 이유로 ‘학교 안 갔어?’, ‘사고 친 건가’라며 수군거리기도 한다는 것.
사례 속 한 미혼모는 “사람들은 한 번 찍은 낙오는 쉽게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나처럼 어린사람이 아이를 낳고 혼자 아이를 키우면 다 불량학생 취급하고, 자기들과는 다른 세계 사람처럼 대한다”며 “이런 사회적 편견으로 가슴은 멍들어가지만 힘들어도 지치지 않는다.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한부모 가정 부모들은 학교, 관공서 등 공개된 장소에서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을 마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교 행사나 여행 때 부모 모두 참여하라고 한다거나, 주민상담센터에서 상담원이 미혼모인 사실을 큰 소리로 얘기해 당혹스러웠다는 것.
사례 속 한 부모는 “한부모 가정이 많은데 부모 참여 수업이나 가족여행으로 부모 둘 다 참석 하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아이입장에선 당연히 엄마아빠 모두 참석한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다른 부모들도 한부모만 모습을 보일 경우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직장에서 미혼모들이 겪는 다양한 차별도 드러났다. 취업 면접 시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대다수며 심지어는 아이 때문에 근무 스케줄을 바꾸기 힘들다고 했더니 “열정이 부족하다”며 해고된 사례도 있었다.
여가부는 10월 2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 및 불편 사항을 접수받아 이를 행안부, 교육부,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모든 형태의 출산이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개선 작업과 함께 미혼모·부가 겪는 일상 속의 차별과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7월 5일 발표된 관계부처 합동 저출산 대책에는 미혼모가 자녀를 기르던 중 아버지가 자녀를 인지하더라도 본래의 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임신부터 출산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통합상담서비스를 강화하고 주민등록 상에 계부·계모 등의 차별적 표현이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 개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