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안심’에 촉각…이태규 사무총장 “근거 없는 소리” 정면 반박
6·13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해 낙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최준필 기자
역시 가장 유력한 인사는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다. 손 전 위원장은 최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하다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정을 잘 아는 한 국회 관계자는 “손 전 위원장은 당 대표 후보군 중에 인지도면에서는 압도적이다. 지속적으로 스크래치가 나다가 결정적으로 송파 재보궐 출마 고집으로 상처도 입었지만 출마만 한다면 당선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손 전 위원장의 당선이 더욱 유력해지는 까닭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마음이 그에게 향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와 서울시장 선거 낙선을 계기로 “저는 오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배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는 말을 남기고 독일로 떠났다. 비록 안 전 대표는 떠났지만 그의 의중이 전당대회의 ‘키’임은 분명하다. 바른미래당 지분의 큰 비중을 국민의당이 차지하고 있고, 이 지분의 상당수가 안 전 대표에게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안 전 대표와 손 전 위원장의 연합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이야기는 시간이 갈수록 구체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이 전한 이야기의 내용은 이렇다. 그는 “안 전 대표와 손 전 위원장이 이미 한 차례 만났고 이후 최근 안 전 대표 측이 손 전 위원장 측에 구체적인 자리를 요구하며 ‘연합캠프’ 구상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퍼지고 있다”며 “안 전 대표 측이 요구한 자리는 공천권에 어느 정도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라는 구체적인 얘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소문처럼 손 전 위원장이 안 전 대표 측과 연합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손 전 위원장 주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손 전 위원장이 단독으로 나가도 될 가능성이 있지만 안 전 대표의 지지까지 얻는다면 리스크가 아예 사라진다”며 “서로 간의 이해가 맞고 손을 잡을 수 있다면 잡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곧 중대 발표가 있으리라 본다”고 분석했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당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수 있고, 사무총장 등도 자기 사람으로 인선할 수 있다.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런 자리들이 아닐까 싶다”고 귀띔했다.
이런 이야기가 돌다 보니 지난달 23일 이태규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모인 비공개 회동도 도마 위에 오른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 모임에서는 안 전 대표와 가깝다고 알려진 지역위원장들 10여 명이 모였고, 나중에 안 전 대표가 정계로 돌아왔을 때 누가 가장 나은가를 고민해 누구를 밀지 고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모임에서 ‘손학규 출마 가능성’도 비중 있게 언급됐다는 점을 들어 안심이 손 전 위원장에게 있음을 암시한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에 대해 이태규 사무총장은 근거 없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가 누구를 밀라고 하면 이들이 그 말을 따르는 게 말이 되냐. 당 상황이 복잡해 이야기나 나누자고 하면 거절하기 어렵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중립을 지키지 않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손 전 위원장과 특정 자리를 고리로 연합캠프를 꾸린다는 소문에도 이 사무총장은 “사무총장 자리도 전당대회가 끝나면 그만두고 당분간 할 생각도 없다. 당을 분란에 빠트리려고 하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말이 퍼지는 것을 두고 손 전 위원장의 위력이 그만큼 세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의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칠 때 당원 비율이 약 5 대 1 정도였다. 그만큼 국민의당의 지분이 훨씬 크고 전당대회같이 당원이 중요한 순간에 바른정당은 힘을 쓰기 어렵다”며 “국민의당 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안 전 대표와 인지도 면에서 월등한 손 전 위원장이 손을 잡는다면 당선은 매우 쉬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