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6월28일자 인기 순위 차트에는 두 곡의 새로운 노래가 1, 2위를 나란히 차지해 대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차트 등장 첫 주에 1위로 ‘데뷔’한 노래는 클래이 에이킨(Clay Aiken)의 ‘This is the night’, 그리고 역시 2위로 첫 데뷔한 노래는 루빈 스타더드(Ruben Studdard)의 ‘Flying without wings’.
이들은 얼마 전 미국대륙을 들썩였던 미국의 우상 찾기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을 통해 가수로 데뷔하게 된 화제의 새내기들이다. 당시 최고의 아이돌로 뽑혔던 루빈이 실제로는 차트 2위를 차지하고, 겨우 1%의 득표 차이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던 클래이가 정작 차트 정상에 오른 것 빼고는 두 새내기의 치열한 인기 대결 양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불꽃 튀는 경쟁은 미국 팝음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사실, 이들의 노래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기까지는 RCA레코드사측의 치밀한 ‘계략’이 있었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우승자에게만 레코드 계약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막상막하의 음악적 재능과 끼로 미국인들을 사로잡은 이들의 숨막히는 접전이 2등에게도 상을 주게 한 것. 예상대로 이들의 노래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자 레코드사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클래이와 루빈은 벌써부터 팝음악사상 많은 기록을 낳고 있다. 팝음악 차트 45년 역사상 처음으로 두 곡의 노래가 1위와 2위로 동시에 데뷔한 것. 그리고 발매 첫 주에 거의 40만 장이 팔려나간 기록 등이다.
팝음악계는 기존과는 다른 이들의 음악 스타일이 가져올 팝음악풍의 새로운 변화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팝음악계는 흑인 음악 일색의 리듬이 강조된 힙합과 랩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클래이와 루빈 모두 멜로디가 아름다운 감성적인 노래들을 선호하기 때문. 특히 클래이는 독특한 음성과 긴 호흡의 가창력을 바탕으로 뮤지컬류의 음악에 강하다.
지금 이들이 일으키고 있는 돌풍은 어쩌면 겨우 전초전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들의 데뷔 앨범들 역시 오는 8월19일 동시 발매되기 때문. 이후에 드러나게 될 마지막 승자의 윤곽에 음악 애호가들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편 ‘아메리칸 아이돌’을 기획해 대성공을 거둔 사이먼 펄러(Simon Fuller)는 마치 음악계의 올림픽처럼 세계 최고의 우상을 뽑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현실 속에서 스타 만들기엔 국경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사진 왼쪽 빼빼마른 사람이 클래이, 오른쪽 통통한 사람이 루빈 스타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