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뮤직비디오를 보러 온 줄 알아?”
지난 4월23일 영국의 웸블리구장에서 펼쳐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콘서트가 큰 시비 속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두 시간에 가까운 공연 내내 브리트니가 입만 벙긋거리는 립싱크를 했기 때문이다. 커다란 공연장을 가득 메운 1만2천명의 팬들은 ‘몇년 동안 기다려온 공연인데, 너무 실망스럽다. 이런 엉터리 공연을 보러 거금을 지불한 게 아니다!’라며 주최측에 거센 항의를 했다.
영국의 팝관계자들도 이미 가창력과 뛰어난 무대 연출로 유명한 그녀가 왜 립싱크를 고집해 명예를 실추했는지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그녀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도 한데, 최근 그녀의 돌출행동을 보면 심리적인 압박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 투어를 시작하기 전 한 TV쇼에 출연했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아내 팬들을 놀라게 했던 그녀는 특히, ‘인기 여성 가수로 남기 위해서는 이래라 저래라’ 하는 주변 사람들의 요구에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뷔 시절의 순수하고 당돌한 모습에서 최근 섹스어필한 ‘나쁜 여자’로 탈바꿈한 자신에 모습이 어색하고 불편한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녀의 측근에 따르면, 브리트니는 성인 이미지로 확실히 정착하기 위해 <플레이보이>지에 누드모델로 나서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한다.
또한 첫사랑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결별한 뒤 애인을 밥 먹듯이 갈아치우고 있는 행동도 심리적 불안을 대변해준다. 미국 투어 중에는 티켓이 완전히 매진되지 않은 공연은 하지 않겠다고 해 결국 주최측이 많은 공연을 취소해야만 했다. 빈자리가 보이는 무대에는 오르지 못하는 일종의 ‘자신감 결여’로 해석되고 있다.
(섹시함을 컨셉트로 한 브리트니의 공연 모습)
브리티니는 이미 영화의 프로듀서와 함께 자신의 역할을 소화할 배우의 오디션을 마친 상태. 수많은 소녀들이 오디션에 참여한 가운데 발탁된 배우는 19세의 린지 하운(Lindsey Haun).
이 소녀는 남부 출신인 브리트니의 말투까지 정확히 따라하는 집념을 보였다고 한다. 게다가 뛰어난 노래와 춤 실력으로 브리트니마저 놀라게 했는데, 오페라 가수였던 할머니에, 그룹 에어서플라이(Airsupply)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한 바 있는 아빠를 둔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가 과연 잃어버린 브리트니의 순수했던 옛 모습을 재현해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브리트니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