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오세훈 의원을 처음 만난 것은 2001년 3월 초. 그해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다. 오 의원은 당시 대회 참가를 앞두고 자문을 얻고자 나한테 개인 코치를 부탁했고 그로 인해 일일 훈련에 참가하게 되었다.
오 의원의 학창시절 별명이 ‘잠새우’였다고 한다. 새우처럼 웅크리고 시도 때도 없이 잠을 자는 그를 보고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이란다. 고시를 치르기로 결심한 후, ‘잠새우’의 체력으로는 수험준비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 오랜 궁리 끝에 결심한 것이 바로 운동이었다고 한다.
금쪽 같은 시간을 매일 1시간씩 운동에 투자한 덕분에 체력은 몰라보게 향상되었고 지금도 그 습관이 몸에 배어 어느새 스포츠 마니아가 되어 버렸다. 수영, 테니스, 산악자전거 그리고 마라톤에 이르기까지.
운동으로 다져진 오 의원의 몸매는 잘생긴 얼굴만큼이나 샤프했다. 학습의욕도 대단히 열성적이었다. 필자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체크하는 모습에서 그의 섬세함을 알 수 있었다. 훤칠한 키와 잘 빠진 몸매에서 연출되는 자세는 나무랄 곳이 없었다. 그런데 한참을 달리다보니 한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바로 착지동작이었다.
달릴 때에는 발뒤꿈치부터 지면에 닿아야 되는데 오 의원은 약간 앞부터 착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곧바로 그의 동작을 체크하고 자세교정에 들어갔다. 교정이 끝난 후 다시 달려보도록 했다. 그런데 뒤꿈치부터 닿아야 한다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완전히 엉거주춤한 어색한 자세를 연출하고 말았다. 2차 교정 후 다시 시작해보니 이번엔 전보다 한결 부드러운 동작으로 달렸다.
다리 동작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착지와 지면을 차고 나가는 힘이다. 지면을 차고 나가는 동작만큼이나 착지 동작도 속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달릴 때 속도를 원활하게 유지하려면 착지 동작이 그만큼 안정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착지 동작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많은 러너들이 실수하기 쉬운 동작 가운데 하나다. 착지할 땐 발뒤꿈치가 가장 먼저 지면에 닿아야 하며, 뒤꿈치가 지면에 닿는 순간엔 무릎을 자연스럽게 굽혀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중심이동이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다. 올바른 착지 동작은 지면을 차고 나가는 동작을 효율적으로 연결시켜줄 뿐만 아니라,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두자.
(주)런너스클럽 홍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