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봄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반짝이는 잎사귀들 사이로 달렸던 행복감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행복을 같이했던 ‘달리기 교실’ 가족들. 그 가운데서도 정효숙 부원장(혜화신경외과)은 유난히 행복이 가득해 보였다.
올해 그의 나이 52세. 아름다운 자태, 교양이 넘쳐흐르는 모습에서 여성미를 한껏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언뜻 보기엔 마치 공주병(?)이라도 걸린 새침데기 아줌마 같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이런 그의 달리기 실력은 어떨까? 아마 공주처럼 사뿐사뿐 뛰겠지…. 필자 혼자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면서 그의 실력을 테스트해 보았다. 그런데 상상외로 잘 달렸다. ‘공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여느 러너들 못지않게 씩씩하게 잘 달리는 것이었다.
실력은 그런대로 합격. 이제 열심히 달리는 그의 자세를 체크해 보았다. 그런데 여지없이 발견된 한 가지의 문제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팔 동작이었다. 팔을 너무 예쁘게만 흔들려고 애쓰는 모습이 바로 필자의 레이더에 포착된 것이었다. 레이더에 포착된 이상 문제점을 교정하기 전에는 절대 방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철칙이다.
이 철칙에 예외는 없다. 따라서 그에게도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코치가 무서워서였을까, 아니면 그도 자신의 자세를 잘 알고 있어서였을까? 그의 자세는 생각보다 너무 싱겁게 교정이 되었다. 잔소리가 필요 없을 만큼.
마라톤은 긴 거리를 오랫동안 달려야만 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팔 동작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대다수의 러너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실제로는 팔 동작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팔을 흔드는 동작은 단순한 움직임이지만 달리기 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동작이다. 달리는 동작을 부드럽게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올바른 팔 동작은 무엇일까? 손은 달걀을 부드럽게 감싸 쥐듯이 하고 팔과 몸통 사이는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가 적당하다. 팔을 옆으로 흔드는 자세와 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움직이는 자세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요인이 된다.
팔의 각도는 V자 또는, L자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허리 위에서 가볍게 앞뒤로 흔드는 것이 이상적이다. 팔은 다리의 동작과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의식적으로 너무 크게 흔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손이나 팔에 힘을 주거나 뒤로 흔들 때 팔꿈치가 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잊지 말자.
(주)런너스클럽 홍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