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건·사고, 일정변경으로 선수들만 속앓이
갑작스레 꺼진 조명으로 경기가 중단된 펜싱경기장. 연합뉴스
[일요신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가운데 미숙한 대회 운영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연일 허술한 대회 운영에 대한 보도가 이어져 나오고 있다. 대회 개막 전부터 속앓이를 했던 이들은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다.
남자축구 대표팀은 조추첨으로 웃지 못할 촌극을 경험했다. 당초 남자축구 조추첨은 지난 7월 5일 완료됐지만 일부 변동이 이어졌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아랍에미레이트(UAE)와 팔레스타인이 참가 신청한 것을 인지하고 뒤늦게 합류 시켰다. 기존 24개팀 6개조로 나뉘어 있던 조 편성에 2개국을 추가시켰다. 일정 조정 또한 불가피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이 받게 됐다. UAE와 팔레스타인이 A조와 E조 합류가 결정됐다. 조별리그 경기 수가 늘어나고 일정도 길어졌다. 한국은 대회 이전 잡아놨던 평가전도 취소해야만했다.
하지만 아리크가 최종적으로 불참을 선언하며 조편성과 일정엔 또 다시 변동이 생겼다. 대표팀에는 혼란만이 이어졌다.
이같은 허술한 운영은 축구 종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3X3 농구에서는 대회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혼란이 일었다.
23세 이하 제한을 훌쩍 넘어선 3X3 남자 농구 참가 선수. 사진=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이번 대회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X3 농구는 남자 축구와 유사하게 23세 이하 선수 참가가 원칙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 23세를 초과하는 선수가 참가 명단에 올라있어 논란이 일었다. 일부 국가가 제출한 선수 명단에는 23세를 훌쩍 넘긴 선수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었고 이는 대회 개막 이후에도 지속됐다.
조편성 또한 문제가 됐다. 일정 시작을 하루 앞두고 조편성과 경기 일정이 모두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 남녀 대표팀은 모두 상대국이 변경됐다.
지난 20일 오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이 진행되던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는 조명 시설이 꺼지는 사고가 이렁났다. 이에 경기가 한창이던 선수들은 조명이 켜지기를 기다려야 했다. 같은날 배드민턴 경기장에서는 점수 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이 꺼졌다.
경기 외에 시상식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이밖에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 여자농구 간판 센터 박지수의 신장이 160cm로 표시된 것은 애교로 느껴질 정도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개막을 앞두고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번 대회는 베트남 정부가 난색을 표하며 주최국을 잃었다. OCA가 한국과 일본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인도네시아가 개최 의향을 표하며 대회가 진행됐지만 기대 이하의 운영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014년 대회를 개최한 인천은 투입된 막대한 예산을 감당하지 못해 힘든 시간을 겪었다. 이처럼 아시안게임은 과거의 영광을 잃고 있다. 대회가 스스로의 품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더욱 매끄러운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