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에 대한 관심은 때때로 로또마니아들을 ‘과학의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혹시나 하는 ‘간절함’이 로또에 적용될 수 있는 온갖 과학적인 분석 방법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45개 공이 가진 무게, 부피, 질량 등에 대한 관심은 마니아들에게는 당연한 탐험거리가 된다. ‘로또 마니아’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브라질 땅콩 현상’도 그런 ‘애절함’을 담고 있다.
‘브라질 땅콩 현상’은 통조림통에 땅콩을 넣고 흔들면 ‘큰 것은 위로 작은 것은 아래’로 배열되는 현상을 말한다. 유난히 큰 브라질산 땅콩이 작은 땅콩들과 섞여 있을 때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한 결과 만들어진 것으로 1998년 미국 럿거스대학의 물리학자 트로이 신브롯 교수가 발표한 논문 ‘브라질 땅콩 효과’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 이론을 알고 있는 로또마니아들은 로또공에 쓰인 숫자의 무게와 부피만큼 브라질 땅콩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복잡한 숫자가 더 잘 나온다” “큰 숫자가 확률이 높다”는 등의 분석은 그래서 생긴 말. 만약 로또 추첨에 쓰이는 공 45개가 질량이나 부피가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이 ‘브라질 땅콩 효과’는 한번쯤 믿어볼 만한 이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로또 추첨에서는 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로또를 운영하는 세계 각국이 공의 무게와 부피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기 때문.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로또공도 78g의 무게가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매번 추첨 때마다 45개의 공 모두가 철저한 ‘계체심사’를 받고 있다. 게다가 주관사인 국민은행측은 혹시 공의 무게가 오차범위를 벗어날 경우를 대비해 4개의 예비 볼세트를 보유하고 있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