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인 데다가 수백억원이 걸린 추첨이라서 무척 긴장된다. 혹시 추첨 버튼을 잘못 눌러 기계가 고장나지는 않을지 추첨 때마다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그가 버튼을 누르고 보너스번호까지 7개의 공이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46초. 이 짧은 시간이 그에게 가장 초조한 순간이다.
자동선택방식으로 로또복권을 구입한다는 이씨는 추첨방송이 끝날 때까지는 절대 자신의 번호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만약 추첨에서 내 번호가 계속 나온다면 너무 흥분돼 방송중에 쓰러질 것 같다”는 게 이유다.
그는 이제까지 몇 번이나 당첨됐을까. “지금까지 5등 1만원 세 번 당첨된 것이 전부다. 로또는 정말 말처럼 쉬운 게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를 볼 때마다 ‘잘 부탁한다’, ‘이번에는 어떤 번호가 나올 것 같으냐’ 등 ‘특별한’ 기대를 표시한다. 추첨방송이 끝나면 방청객들이 몰려와 사인을 부탁한다. 어떤 사람은 이씨에게 ‘손 한번 잡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이씨가 로또방송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당첨자로부터 감사의 전화를 받을 때. 그는 “매주 추첨이 끝나면 4등이나 5등 당첨자가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덕분에 당첨됐다. 다음주도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한다고.
이씨는 “사실 본인들의 복인데…. 그래도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좋다”고 흐뭇해했다. 그러나 정작 1등이나 2등 당첨자로부터 감사의 연락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그는 비록 적은 당첨금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행복을 전해주는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다. 이씨는 “1등에 당첨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상상을 하며 한 주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