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목소리와 단아한 아름다움, 도시적인 이미지가 눈에 띄는 MBC 기상캐스터 안혜경씨(25). 그러나 그녀는 보기와는 다르게 소탈하고 덜렁대는 성격의 강원도 ‘산골 처녀’다.
“처음보는 사람들은 제가 여성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조금만 겪어보면 실망하죠. 제가 워낙 남자 같은 데가 있어서…(웃음).”
2001년 MBC 공채를 통해 방송에 데뷔했을 때 그녀의 고향인 평창 마을에는 ‘이장집 딸 방송국 입사’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단다. 온 마을의 자랑거리였다는 그녀는 “엄마가 플래카드를 떼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당시의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그녀는 현재 매일 아침 2시간 동안 진행되는 MBC 아침뉴스에서 무려 7번 일기예보를 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면 어김없이 방송국에 출근한다.
“그날의 기상상황을 체크하고 기사를 만들고 외워 7번의 기상예보를 하다보면 힘들어서 살이 쪽쪽 빠져요”
요즘에는 기상캐스터에서 방송진행자로 영역을 넓혀 가며 ‘끼’를 발산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죠. ‘여자 임성훈’이요. 지금은 일요일 오후에 방송되는 <생방송 화제만발 일요일>의 메인 MC를 맡고 있는데 꿈을 이뤄가는 것 같아 행복해요.”
지난해부터는 CF모델로도 활동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또 올 초에는 인기그룹 ‘WANTED’의 뮤직비디오 제작에도 참여하면서 연예인을 뛰어 넘는 인기를 한몸에 누리고 있다.
“그룹 WANTED쪽에서 저를 염두에 두고 뮤직비디오를 구상했다면서 제의가 들어 왔어요. 맡은 역은 기상캐스터였죠. 그런데 최근 이 그룹의 멤버였던 서재호씨 사망 사건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동국대 언론대학원에 입학, 만능 방송인을 꿈꾸며 ‘내공’을 기르고 있다는 안씨. 1만 명이 넘는 인터넷 팬클럽 회원을 가질 만큼 최근 기상캐스터로서는 보기 드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다음 영역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