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임씨를 본 것은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파티에서였다. 그날은 임씨 사촌언니의 개업식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직접 본 임씨의 첫인상은 ‘반듯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얌전했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친절함도 지녔다. 그런 그녀가 요즘 손대는 일은 뜻밖에도 ‘한·일 무역’이었다.
임씨의 꿈은 패션 스타일리스트. 길에서 본 옷들을 그려보기도 하고 잡지를 스크랩하며 혼자 패션을 연구하기도 했다. 고교 졸업 후 패션전문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일본에서 옷가게를 하는 친척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 처음 일본 땅을 밟은 계기가 되었다.
혈혈단신 일본땅을 처음 밟으면서부터 좌충우돌 시행착오가 시작됐다. 입국카드도 쓰지 못하고 환전도 할 줄 몰라 쩔쩔매다가 비행기 옆좌석에 탔던 분이 도와줘서 가까스로 리무진 버스를 탈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3개월만 있다 오려고 했는데, 가서 보니 일본의 모든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일도 배우고 일본 친구도 사귀다 보니 점점 귀국이 늦어졌죠.”
때마침 한류 열풍이 불어 일본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자 임씨는 한국의 물건들을 일본에 가져다 팔기 시작했다. 또 일본의 물건들을 한국에 내다 팔기도 했다.
임씨는 이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무식이 용감’이라고 설명한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할 수 있었나 봐요. 젊을 때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요.”
임씨는 앞으로 일본과 한국뿐 아니라 홍콩 등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뛰어볼 생각이란다. 패션계의 ‘무역여왕’, 그녀가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