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씨(26)를 처음 본 순간 범상치 않은 외모가 눈을 확 잡아 끌었다. 그런 미모를 썩힐 수 없었는지 그녀는 배우를 꿈꾸며 연극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은 우여곡절 끝에 평촌의 한 연기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녀를 처음 만나는 것임에도 마치 오랫동안 만나오던 사람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누구라도 어색함을 떨치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게 만드는 마력이라고나 할까. 그녀의 이런 모습은 원래 타고난 것일까, 일 때문에 만들어진 것일까.
“어디서나 적극적인 성격이었어요. 대학교 때 엠티(MT)를 가거나 행사를 하게 되면 제가 주도적으로 일을 이끌었죠.”
하지만 어릴 때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성격이 바뀐 것은 연기를 하면서부터.
“자신이 아닌 또다른 누군가가 되어 볼 수 있다는 것이 연기의 매력이죠. 자기 안에 감춰졌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거든요.”
누구나 연기 훈련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끼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지론이다. 처음 의구심을 갖고 학원을 찾던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에 고마움을 표시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녀에게 연기학원은 꿈을 실현시키는 또다른 방법이었다. 부침이 심한 배우의 길이기에 먹고 살 길을 찾으면서 기회를 기다려야 했던 것. 어릴 때 잠시 선생님이 되고 싶어했던 그녀이기에 지금의 일은 어찌 보면 두 가지 꿈을 모두 실현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왠지 노는 것을 좋아하고 남자친구도 많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녀는 책 읽는 것과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기 위해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되도록 많은 책을 읽는다고 한다. 최근에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뱀에게 피어싱>이라는 일본 소설이라고.
현재 대학원 휴학중인 김씨는 공부를 더 해서 강단에 설 계획이다. 그러나 그녀의 진정한 꿈은 지고지순한 사랑의 여주인공으로 무대에 서는 것. 한 걸음씩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녀를 보면서 머잖아 무대 위의 그녀와 만날 수 있으리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