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0일 오전에 만난 커리어우먼 김정민씨(26)는 투자상담사 시험을 막 끝내고 나오는 길이었다. 지난 몇 달간 시험을 준비하느라 퇴근 후에는 책만 붙들고 살았지만 김씨는 오히려 공부를 재미있어 하는 듯하다.
김씨는 서울 강남의 한 증권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고객들이 자신의 답변에 만족해 할 때.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업무지식이 필수다. 일반 업무직이지만 상품소개를 하다 보면 투자상담도 겸할 때가 많기 때문에 상담사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김씨는 시원시원하고 딱 부러지는 설명을 들려주었다. 고객들 또한 이런 김씨의 설명에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하지 않았을까. 그래서인지 김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고민 상담을 도맡아 한다고 한다. 친구들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일 때는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김씨가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다 보니 친구들이 맏언니처럼 의지할 때가 많다고(하지만 정작 김씨는 세 자매의 막내다).
그런데 요즘엔 친구들이 고민 상담보다는 재테크 상담을 더 많이 한단다. “직접 금융상품을 다루다 보니 좋은 상품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그때 그때 권해줘요. 그게 소문이 나서인지 재테크 상담을 하러 많이 찾아와요.”
그렇다면 김씨 자신의 재테크 성적은 어떨까. “친구들 사이에서는 꽤 많이 모은 편에 속하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반 직장인 수준에서 아껴 모은 정도지 대박을 터뜨리거나 한 것은 아니에요.”
결국 낭비하지 않고 착실히 아껴 모으는 것이 재테크의 ‘정도’라고 김씨는 말한다. 얘기를 듣다 보니 김씨는 결혼생활도 왠지 똑 부러지게 잘할 것만 같았다.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이 많기 때문에 결혼은 아직 생각하지 않은 상태. 그렇지만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지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저라고 항상 밝을 수는 없잖아요. 그럴 때 절 웃겨줄 수 있는 센스 있고 유머러스한 남자가 있으면 좋겠죠.”
김씨는 자신의 화끈한 성격만큼이나 대범한 남자면 더 좋겠다고 한다. “답답하게 뜸들이지 말고 그냥 ‘오늘 술 한잔 같이 할까’ 대놓고 딱 얘기할 남자, 어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