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설명이 없었지만 임유진씨(27)는 기자의 의도를 단숨에 간파했다. 그동안 기자가 임씨에게 몇 차례 인터뷰 대상자 추천을 부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임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은 임씨가 그만큼 ‘마당발’이기 때문. 임씨와 친한 사람들 중에 유명인사들도 꽤 많이 있어 내심 놀란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아니요, 유진씨 하려고.”
“네? 날 인터뷰한다구요?”
그동안 추천만 받다가 막상 본인을 인터뷰하겠다고 하니 의외라는 표정이다.
임씨가 지금 하는 일은 홍보대행업. 콘서트, 연극, 뮤지컬, 미술 전시, 출판, 축제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빠뜨리샤 가스 내한공연을 비롯, 퓨전 오페라 <사랑의 묘약>, 손정아의 디너쇼 홍보 일을 끝냈다. 지난주에는 ‘하동야생차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뛰어다녔고, 지금은 대종상 영화제 홍보를 준비중이다.
이렇게 많은 일을 쉼 없이 진행하다 보면 지칠 법도 하지만 본인은 바쁠수록 더 힘이 난다고 한다. 기업체 홍보 부서에서 처음 사회에 발을 디뎠지만 일 욕심이 생기다 보니 올해 초에는 직접 홍보업체를 차려 사장님이 되었다.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직원이 본인 하나밖에 없는 1인 기업이다. 업체명도 본인의 이름을 딴 ‘유진 컴퍼니’다. 사무실도 공연 홍보를 해준 회사와 친분이 생기면서 부스 하나를 얻은 정도. 사장이라고 하지만 혼자서 공연 홍보 자료를 잔뜩 가방에 넣고 차도 없이 지하철로 업체와 언론사를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것이 일이다.
그런 바쁜 와중에도 사람들의 부탁을 내치지 못하고 잘 들어주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싫은 표정을 좀체 찾아볼 수 없다.
어찌 보면 임씨에게 이처럼 일이 몰려드는 것은 능력과 인간성을 모두 인정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보면 볼수록 ‘꼭 성공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얼마 안 되는 사람. 임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