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씨를 보면 커다란 눈 때문에 마치 인형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순정만화 주인공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앳된 얼굴이지만 키는 169cm나 됐다. 전공은 한국무용. 당시 한국무용을 컨셉트로 잡고 질문을 던졌었다.
“한국무용의 어떤 매력 때문에 선택하게 됐죠?” “한국무용 싫어요.” “졸업 후에도 한국무용을 계속할 건가요?” “한국무용 안할 거예요. 다른 거 할 거예요.”
결국 그때 그 인터뷰는 지면에 실리지 못했다. 당시에는 배씨의 장난기 가득한 엉뚱함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6개월 만에 만난 배씨는 그간 큰일을 겪었다. 지난 1월 직접 차를 몰던 중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때문에 지금은 무용수업시간에 참가하지 못하고 앉아서 손짓만 따라하고 있다. 배씨는 지난번 인터뷰가 실리지 못했던 걸 새삼 떠올렸는지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한국무용이 좋아요. 사고 때문에 한국무용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아, 아픈만큼 성숙해졌다고 써주세요.”
무남독녀인 배씨는 졸업 후에는 무역업을 하는 아버지의 일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일단 중국에서 중국어부터 배울 생각이다.
지금은 운전을 못하지만 사고가 나기 전에는 속도광이기도 했고, 주량은 무제한이라는 말을 들으니 열아홉 살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다가도, 친구와 함께 스티커 사진 찍으러 간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또 영락없는 십대라 할 정도로 배씨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배씨는 ‘싸이얼짱’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델활동 등 대외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배씨의 미니홈피에는 하루 방문자가 5백 명이 넘는다. 일촌을 맺은 사람만도 4백 명이나 된다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투로 물어보았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주연씨만의 비결은?”
“빼어난 외모~.”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