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홍성민 등 프로야구 34명·프로축구 17명 원소속팀 복귀, 후반 순위 싸움 든든한 지원군
상주는 선수들의 전역을 앞둔 홈경기에서 ‘전역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사진=상주 상무
[일요신문] 프로 스포츠에는 ‘이적 기간’이 존재한다. 리그마다 차이는 있지만 정해진 기간에만 선수의 팀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적 기간이 아님에도 선수들이 대거 이동하는 대한민국의 특별한 문화가 있다. 이는 군·경팀 선수들의 전역이다. 최근 50명이 넘는 야구·축구 선수가 복무기간을 마치고 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각자 팀에서 리그 후반기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들이다.
#34명 원소속팀 복귀…정수빈·홍성민의 ‘존재감’
지난 7일 경찰 야구단은 17명의 전역자를 배출해 원소속팀으로 돌려보냈다. 이들 중 두산 외야수 정수빈과 롯데 투수 홍성민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2위와 12게임차로 정규시즌 1위 달성이 유력한 두산은 그 강력함을 견고히 하게 됐다. 예비역으로 돌아온 ‘잠실 아이돌’ 정수빈의 합류 덕분이다.
정규시즌 우승·한국시리즈 진출이 유력한 두산에 정수빈의 존재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정수빈의 복귀가 상대팀에게 더욱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합류 시점 때문이다. 그는 그간 유독 가을로 접어들며 폭발력을 발휘했던 선수다. 정수빈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9월 월간 타율에서 3할을 넘어섰다. 이후 2년간 주춤했던 그는 2014년부터 다시 ‘가을 맹활약’을 거듭해 2015 한국시리즈 MVP를 따내기도 했다. 향후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두산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롯데 투수 홍성민 또한 팬들의 격한 환영을 받은 선수다. 그는 지난 2015년 롯데 불펜의 마당쇠로 67경기에 나서 좋은 활약을 보인 바 있다. 당시 4승 4패 1세이브 8홀드 방어율 3.95 65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경찰청에서 복무하면서는 선발 보직을 받고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18경기에 나서 8승 2패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향후 롯데 마운드에서 어떤 보직을 맡길지는 지켜볼 일이다.
홍성민 또한 정수빈과 마찬가지로 팀 내 공백에도 불구, 중요성을 인정받고 전역 이후 곧장 1군에 합류했다. 3경기에 나서 2 1/3이닝동안 2실점으로 1군 리그에 적응해가고 있다.
이외에도 경찰청에서 복귀한 NC 김태진, 박진우, KT 김영환, 배정대, LG 홍창기 등이 1군에 합류해 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지난 11일에는 상무 피닉스 야구단에서도 전역 선수들 17명을 배출했다. 이들도 팀에 합류해 후반기 반전을 노린다.
KT 내야수 문상철도 눈길이 가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94경기에 나서 타율 0.298 22홈런을 기록했다. 팀홈런 2위(178개)임에도 고전중인 KT의 4년 연속 최하위 저지에 나선다.
투수 전상현도 KIA의 5위 싸움에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20경기에 등판, 13승 5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다승 1위, 평균자책점 3위의 기록이다. 지난 14일 롯데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선발로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선수들
야구에선 어린 선수의 육성을 목표로 군·경팀에 선수를 보내기도 한다. 축구는 이와 달리 대부분이 전성기에 접어드는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입대를 한다. 복무기간을 마치고도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상주 상무는 ‘육군 예비역 병장’ 17명을 원소속팀으로 보냈다. 이들의 활약도에 따라 리그 판도가 일부 달라질 수 도 있다.
홍철은 ‘후임’ 김민우와 함께 군인 신분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사진=상주 상무
최근 15경기에서 9승 4무 2패로 뜨거운 여름을 보낸 울산은 또 다른 날개를 달게 됐다. 입대 전부터 주축으로 활약한 김태환의 복귀는 이근호, 김인성, 에스쿠데로 등 수준급 측면자원이 즐비한 울산에도 분명한 호재다.
제주와 서울은 복귀자들을 유난히 반길 팀이다. 지난 시즌 각각 2위와 5위에서 올시즌 7위와 8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 김호남과 이광선, 서울 김남춘, 유상훈, 윤주태는 입대 전부터 팀의 주요 자원으로 활약했다. 군복무 중에도 꾸준히 출전하며 기량을 유지해왔다.
현재 KBO 리그는 각 팀당 약 20 경기, K리그는 1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군복무를 마친 선수들의 복귀가 리그 후반기를 준비하는 각 팀에게 ‘가뭄에 단비’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진실 공방으로 흐르는 ‘경찰청 축구단 충원 중단’ 지난 14일 경찰청 축구단(아산 무궁화)이 앞으로 선수 충원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후 아산이 충원 중단을 강행한다면 내년 시즌 개막 전에 선수 14명만이 남게 된다. K리그 최소 등록 인원은 20명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시즌 아산은 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 이 같은 소식에 의견이 엇갈렸다. 축구계에서는 반발이 이어졌다. ‘사전 협의 없이 너무 급작스러운 결정’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의경 폐지 과정 중 일부일 뿐’이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거수경례 중인 아산 무궁화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논란은 진실 공방으로 확전되고 있다. 매주 브리핑을 진행하는 프로축구연맹에서 지난 18일 선정한 주제는 ‘경찰축구단 선수선발 중단 문제’였다. 연맹에서는 유감을 표하며 “아직까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선수 선발 권한을 가진 경찰대학 측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전부터 꾸준히 인원 미충원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인범의 소속팀으로 유명세를 치른 아산에는 고무열, 주세종, 이명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했다. 이들은 이번시즌 K리그2에서 선두 성남에 다득점에서 1점이 밀려 2위를 달리고 있다. 창단 최초 승격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이다. 선수 충원 중단이 결정된 아산에 미래에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상] |
황인범 전역 소식이 반갑지 않은 광주팬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축구 대표팀은 절대적 다수의 응원을 받았다. 이들의 금메달 획득 소식에 모두가 기뻐했다. 특히 아산 무궁화 소속으로 의경 신분이던 황인범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경찰청 소속 선수가 복무중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혜택을 받게 된 것은 황인범이 처음이다. 당초 전례가 없던 일에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였다. 황인범의 원소속팀 대전 복귀 예상일은 9월 말에서 10월 초 정도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20일, 황인범의 전역식이 열리게 됐다. K리그2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전이 황인범의 빠른 합류를 위해 애를 썼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자연스레 팬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황인범의 조기 전역이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주인공은 K리그2에서 함께 경쟁하는 광주다. 이들은 지난 15일 황인범의 활약 속에 아산에게 0-1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오는 23일 대전을 만나 또 다시 황인범을 상대하게 됐다. 이에 일부 광주 팬들은 “황인범을 일주일 만에 또 상대해야하다니…”라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