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1조 1900억, 6년간 회수 1조 200억…원금 초과회수 평가 사실과 달라 논란 불가피
시장에선 MBK파트너스가 2012년 말 코웨이 경영권 인수 후 현재까지 두 차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과 배당금 수령으로 투자원금(1조 1901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1조 3000억 원을 회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요신문’ 취재결과 증권가 및 일부 언론 평가와 달리 MBK파트너스는 투자원금보다 1700억 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5월 16일과 9월 19일의 블록딜로 총 6819억 원, 2013년부터 배당으로 3392억 원 등 블록딜과 배당을 다합쳐 1조 210억 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이를 점검해 봤다.
서월 중구 순화동 코웨이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사모펀드로 기업 경영권 인수 후 배당과 블록딜(시간외 주식 대량매매)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재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국내 1위 정수기사업자인 코웨이와 함께 최근 신한금융에 매각한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홈플러스 등이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참여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MBK파트너스는 유동성위기에 내몰린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기존 주주들로부터 코웨이 지분 30.9%(2382만 9150주)를 인수하며 2013년 1월 2일자로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인 코웨이홀딩스를 설립했고 1주당 5만 원, 총 1조 1901억 원을 투자원금으로 투입했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경영권 인수 후 지난 6년간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 배당과 블록딜을 동원했다.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답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 평균 배당성향이 74%에 달할 만큼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배당성향이란 순이익 중 주주에 대한 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코웨이는 올해 상반기 1154억 원을 포함해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1조 1400억 원을 주주에게 배당했으며 MBK파트너스는 이중 3391억 원을 수령했다.
두 차례 블록딜과 관련 우선 MBK파트너스는 코웨이홀딩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4.67%(378만 438주)를 지난해 5월 주당 9만 8000원에 처분해 3704억 원을 챙겼다. 또한 MBK파트너스는 9월 19일 코웨이 전체 지분 4.32%(369만 주)를 주당 8만 4400원에 매각해 3114억 원을 회수했다. 따라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경영권 인수 후 현재 회수한 투자금 총액은 1조 210억 원 안팎이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두 차례 블록딜 모두 코웨이 지분 5%씩을 처분했고 이달 현재 MBK파트너스의 지분율이 26.5%에서 21.5%로 낮아졌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일요신문’ 취재결과 MBK파트너스는 두 차례 블록딜에서 5%씩을 처분한 것이 아니라 각각 4.67%와 4.32%씩 매각에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9월 20일 현재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지분은 직전 27.17%에서 22.85%로 줄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코웨이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 두 차례 블록딜과 배당금 수령 외에 다른 활동을 한 게 없다”고 해명했다. 시장 일각에서 코웨이 투자원금을 초과회수했다는 평가의 출처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당사는 아는 바 없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경영권 인수를 위한 투자원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들로부터 상당액을 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인수를 위해 설립한 코웨이홀딩스 부채 규모는 2013년 4626억 원에서 지난해 8442억 원으로 무려 80% 이상 증가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부터 코웨이 재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 현재까지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각이 더뎌지는 주요 이유로 코웨이의 주력사업에 대한 시장 경쟁 심화가 꼽힌다.
코웨이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주력사업들의 경쟁심화로 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코웨이는 웅진그룹 계열사 시절인 2012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 9928억 원이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첫해 2조 1183억 원으로 2조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매출 2조 5167억 원을 달성했으나 5년간 연평균 3.76%란 소폭 성장에 그치고 있다.
코웨이의 정수기 사업 점유율은 과거 60% 수준에서 지난해 37%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SK매직, LG전자 등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황사 특수로 떠오른 공기청정기 사업 점유율도 2016년 32%에서 지난해 24%로 8%포인트나 하락했다. 경쟁사들이 약진할 경우 코웨이의 1위 아성은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코웨이 매출의 일부분이 인터넷 변칙영업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코웨이는 정가경영을 사규로 정하고 회사에 신고하지 않은 홈페이지, 블로그, 카페 등에 판매 정보를 올리거나 과도한 할인과 경품 증정을 금지하고 있다. 코웨이는 사내 전담 조직을 운영해 이러한 행위들에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은 역부족이다. 포털 사이트 등에서 코웨이 제품을 검색하면 가격이 제각각인 경우가 흔하다. 코웨이 내 방문판매 조직과 연결된 브로커를 통한 비정상적인 영업이 성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웨이 방문판매 관계자는 “제품마다 다른 복잡한 수수료 체계를 통해 변칙적인 할인판매를 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다. 할인판매를 해도 본사로부터 정상적으로 공급받은 제품 가격에 입금함에 따라 본사 입장에서는 팔리면 팔릴수록 매출 성장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따라서 본사 방침에 따라 정상영업을 하는 방문판매조직만 판매 감소 손해를 본다”고 토로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매각은 전적으로 최대주주의 뜻에 달려 있다. 과거보다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당사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며 “브로커를 낀 인터넷 변칙영업은 당사와 소비자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행위로서 당사는 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적발하는 대로 인터넷 페이지 삭제와 함께 형사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