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이건희 회장 부자의 장학재단 출연은 박수갈채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 발표가 나온 뒤 재계에서는 여러가지 엇갈린 해석과 뒷얘기가 나돌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왜 장마가 끝나지도 않았던 7월의 무더위 속에 갑작스럽게 이 내용을 발표했을까. 이 같은 사회환원 정책을 발표하는데에 정해진 시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계에서는 이재용 상무보의 후계구도 구축작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학재단 설립과 출연이 이 상무보의 후계구도 구축을 위한 여론 조성 작업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이 발표를 한 것은 시기적으로 올 연말에 상당한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상무보에 대해서는 재산증여와 관련해 현재 책이 나와 있을 정도. 그는 지난 95년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에게서 증여받은 돈 60억원 중 세금을 뺀 ‘44억원을 이리 저리 굴려 4조원을 벌었다’는 게 비난여론의 핵심이다. 참여연대 등 사회단체들은 이 상무보가 백억원대, 천억원대 부자로 점프할 때마다 계열사의 편법지원이 뒤따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중 몇건은 아직도 소송이 진행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SDS가 이건희 회장 자녀들에게 몰아준 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을 둘러싼 소송과 삼성전자가 이 상무보에게 넘겨준 전환사채발행을 둘러싼 무효소송. 삼성SDS건은 참여연대에서 신주인수권부 발행 당시 경영진을 배임죄로 고발한 상태. 하지만 이 건은 2심에서 기각됐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이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낸 상태다. 이 건의 경우 참여연대의 고소 고발이 있은 뒤 국세청에서 이 상무보에게 수백억원대의 과세를 하겠다는 통보를 해 참여연대의 주장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 상무보가 시민단체의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 사안 중 하나인 삼성전자 전환사채 문제는 이번 장학재단 설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많다. 이 상무보가 장학재단에 내놓겠다고 한 출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이 바로 이 삼성전자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5천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을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이라고 이름붙였다. 이름은 이건희 재단이지만 출연금 규모를 보면 이 회장이 8백억원, 재용씨가 7백억원 등 두 부자의 출연금 규모가 엇비슷하다.
물론 이도 2003년 이후 계열사들이 내놓을 예정인 3천5백억원 규모의 출연금에 비하면 적지만, 개인재산의 출연금으로 볼 때 단연 국내 최대다. 이 회장과 재용씨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식 3백5만8천9백69주(2.01%)를, 이재용 상무보는 1백17만9백93주(0.77%)를 각각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식값이 35만원대에서 맴돌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은 이 회장이 1조원, 이 상무보가 4천억원대에 이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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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3월 고 정주영 현대 회장 빈소를 찾은 두 사람 | ||
이 상무보가 시민단체의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 사안 중 하나인 삼성전자 전환사채 문제는 이번 장학재단 설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많다. 이 상무보가 장학재단에 내놓겠다고 한 출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이 바로 이 삼성전자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5천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을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이라고 이름붙였다. 이름은 이건희 재단이지만 출연금 규모를 보면 이 회장이 8백억원, 재용씨가 7백억원 등 두 부자의 출연금 규모가 엇비슷하다.
물론 이도 2003년 이후 계열사들이 내놓을 예정인 3천5백억원 규모의 출연금에 비하면 적지만, 개인재산의 출연금으로 볼 때 단연 국내 최대다. 이 회장과 재용씨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식 3백5만8천9백69주(2.01%)를, 이재용 상무보는 1백17만9백93주(0.77%)를 각각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식값이 35만원대에서 맴돌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은 이 회장이 1조원, 이 상무보가 4천억원대에 이르는 셈이다. 문제는 이 상무보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바로 현재 대법원에 상고중인 삼성전자 전환사채 발행 무효소송의 대상인 바로 그 주식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7년 3월 6백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이중 4백50억원어치를 이 상무보에게 배정했다.
그후 이 상무보는 이를 주식으로 전환, 삼성전자 주식 90만 주를 확보한 상황이다. 참여연대는 이 과정에서 주식전환가격이 시가보다 낮아 이 상무보가 2백5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상무보는 이 과정을 통해 4백50억원을 투자해 삼성전자 주식만으로도 현재 4천억원대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게 됐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가 전환사채를 이용해 이 상무보에게 부의 변칙 세습을 꾀하고 소액주주에게 돌아갈 돈을 이재용씨에게 준 것’이라며 법원에 발행 무효소송을 냈다. 2심까지 2년6개월이라는 이례적으로 긴 재판이 된 이 건은 지난 2000년 7월 대법원에 넘어간 뒤 만 2년이 넘은 아직까지 계류중이다.
사실 올초에 이 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계속 늦춰지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적어도 올해 안에 이 건에 대한 대법원의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단을 눈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 부친의 이름을 딴 이건희 장학재단에 아들인 이재용 상무보가 아버지에 버금가는 기금을 출연한다는 점, 출연 재원이 소송 대상이 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라는 점에서 이번 삼성의 장학재단 설립은 미묘한 상관관계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 재계 일각의 시선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장학재단 설립이 이 상무보에 대한 비판적 여론 무마용이란 분석도 있다. 문제의 주식을 장학재단에 출연할 경우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던 여론의 비판을 덜 수 있다는 것.
삼성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 대법원이 참여연대의 손을 들어주는 판단을 해도 이 상무보는 이미 그 주식을 공익재단에 기증해버린 결과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주식은 여전히 삼성그룹의 관리를 받는 공익재단 소유여서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 이 상무보도 4천억원의 일부를 헐어 출연하는 만큼 재산상의 큰 손실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이번 장학재단 설립은 삼성이 그동안 진행해오던 이 상무보에 대한 승계 작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만들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인 것이다. 장학재단 설립 발표를 하던 날, 이학수 구조본 사장은 “이 회장이 취임한 지난 87년 삼성의 매출은 14조원이었으나 올해는 세전이익만 15조원이 예상된다”며 “창업주나 기업 경영인이 자식을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을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제를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1년 이 상무보가 삼성전자 경영일선에 공식적으로 나선 상황이 내년 정기주총에서는 적어도 사장급 임원으로 나설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