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업계, 원색컬러, 오리지널 운동화, 빅사이즈 로고 등 복고패션 대거 선보여 큰 인기
아식스 레트로 슈즈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직장인 김상호(46세)씨는 최근 백화점 스포츠 매장을 지나다가 발길을 멈췄다. 김씨는 “어릴적 엄마를 졸라 사달라고 하던 유명 메이커(?) 신발과 옷들이 그때와 똑같은 상품들이 매장마다 진열돼 있어 어릴 때로 돌아간 듯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스포츠업계에 레트로(복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휠라, 아식스, 뉴발란스, 르꼬끄, 프로스펙스 등 스포츠 브랜드에서는 1~2년전부터80~90년대 상품을 옮게 놓은 듯한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 컬러의 트레이닝복과 오리지널 운동화, 빅사이즈 로고 상품 등 촌스럽게 여겨지던 패션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이런 상품들이 고객들에게 어필되면서 매출도 큰 폭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스포츠 매장의 올 1월~9월 매출을 보면, 휠라 57%, 뉴발란스 56% 등 복고상품을 대거 선보인 브랜드들의 고신장에 힘입어 스포츠 전체 상품군 매출도 28%나 늘었다.
이에 따라, 스포츠업계에서는 과거 인기를 얻었던 다양한 복고풍 디자인 상품 출시를 더욱 늘리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빅로고 디자인의 레트로 상품을 먼저 선보인 휠라에서는 포퍼먼스 위주로 티셔츠, 트레이닝복 등 일부에만 적용했던 복고 디자인을 확대했다. 로고를 더욱 키우는 한편, 바람막이와 반지업 아노락 점퍼에 빨강, 초록 등 2가지 이상 화려한 컬러를 사용해 더욱 촌스러워(?)졌고, 복고풍의 백팩과 벙거지 모자도 등장했다.
뉴발란스에서는 벨벳 소재에 바지 디자인도 일자형이 아닌 시보리처리가 된 트레이닝복을 출시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글리슈즈, 양털 소재 느낌의 점퍼와 조끼까지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프로스펙스는 현재의 로고 대신 F자 형태의 오리지널 로고를 새긴 상품출시와 함께 80~90년대 유행했던 슈즈 모양대로 출시해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아식스에서도 레트로 열풍에 가세해 선보인 인기만화 슬램덩크 정대만 신발로 유명한 ‘타이거 젤 포이트켓터’ 제품은 품절될 만큼 각광받고 있다.
이런 변화는 데님도 마찬가지. 게스는 삼각형 로고를 티셔츠 가슴에 큰 사이즈로 새긴 한편, 한글로고에다 나팔바지 데님도 선보이고 있다. 리바이스도 빅사이즈 로고에 재킷과 바지 옆, 소매 라인에 줄무늬 디자인이 들어간 제품 등 레트로 패션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롯데쇼핑 홍보실 정호경 팀장은 “다른 상품군과 달리 스포츠 매장은 80~90년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복고패션이 대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단순히 과거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주요 고객인 젊은층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패션을 맞게 변모시켜 더욱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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