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노조, 간부들에 지급된 ‘유공자 포상금’… 환수·관련자 처벌 요구
- 김성수 의원, “우정본부, 업무와 상관없는 간부들에게 지급… 관련 예산 낭비하고 있어”
(사진=일요신문 DB)
[대구·경북=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강성주)가 ‘유공자 포상금’이라는 명목으로 연간 수십억 원 예산을 부당한 방법으로 각 지방우정청장을 비롯해 간부들에 지급(‘일요신문’ 8월1일자 “[단독]우정사업본부의 부당한 ‘유공자 포상금’ 잔치… 간부들에겐 ‘눈먼 돈’” 제하 기사 참조)한 것과 관련, 전국집배노조는 10일 성명을 통해 우정본부의 적패라고 규정하고, 우정본부는 지난 3년간 잘못 지급된 유공자포상금에 대해 모두 환수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하며 나섰다.
집배노조는 성명에서 “지난 7월24일 우편, 보험, 예금 유공자 포상금이 잘못 지급되고 있음을 성토하는 익명의 투서를 받았다. 이에 조사 결과 우정노동조합간부와 감사실을 포함해 1년에 약 28억의 눈먼 돈이 낭비되고 있음을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우정노동자들은 직무를 막론하고 격무에 시달려 돌연사, 자살이 많은 사업장이다. 명확한 기준도 없이 우정청장과 소속 국장 등 간부들이 매달 수십만 원에서 백 여 만원까지 포상금을 받기 위해 현업 종사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단 사실이 밝혀졌다”라며, 분노했다.
노조는 “특히 이를 가장 견제해야 할 노동조합과 감사실 마저 유공자 포상금을 받아내며, 실적 압박을 눈감아주었던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유공자 포상금을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집단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결해나 갈 것”을 경고하며, “우정본부는 지난 3년간 부당하게 지급된 유공자 포상금을 모두 환수하고 관련자들을 조속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를 시작으로 우정사업본부의 적패를 청산하고 일한만큼 공정하게 보상받는 문화를 개척하는데 앞장설 것”을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정감사 시작일인 이날 우정사업본부가 간부 등에게 지급한 부당한 유공자포상금과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우정사업본부가 영업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로 지급하려고 만든 유공자포상금이 ‘고위직의 쌈짓돈’으로 변질됐다”라며, “실적·공적과 관계없이 직급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배분해 제도의 취지가 희석되고 사실상 보직 수당으로 전락했다. 일반 직원보다 내근 고위간부에게 돌아가는 경우와 금액이 월등히 많다”고 다그쳤다.
그는 “유공자포상금이 통일된 규정 없이 청별로 자체배분 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 실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유공자 포상금이 유력자 포상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난하며, “예금·보험 분야에만 지급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검토부터 청별, 직급별 지급 기준까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성수 의원은 “우정사업본부는 과도한 업무와 임금체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집배원들과는 달리 우편·보험·예금 유치에 관한 직접 당사자에게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유공자 포상금’을 업무와 상관없는 간부들에게 지급하는 등 관련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최근 2년간 연도별 보험·예금·우편 포상금 지급 내역을 분석해 본 결과 “지난해에만 28억7000여만 원이 간부(5급 이상)들에게 지급됐으며, 올해 6월 기준 13억2000여만 원이 지급됐다”라며, “특히 관련 업무와 전혀 무관한 우정사업국장, 감사실장, 노조위원장 등도 매달 10~70만원까지의 포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정사업본부는 유공자포상금 지급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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