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차이로 로또 1등 당첨을 놓쳐버린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 있다. 주인공은 성남의 한 구청에서 일하는 7급 공무원인 A씨. 그의 애석한 사연은 로또 65회차 추첨일이었던 지난 2월28일이었다.
이날 아침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던 A씨에게 아내가 쪽지 하나를 건네주었다. 쪽지에는 숫자 6개가 적혀 있었다. 아내는 궁금해하는 A씨에게 간밤의 꿈 얘기를 들려 주었다. 꿈속에서 소복 차림의 할머니가 나타나 쪽지 하나를 건네주었는데 쪽지를 펼쳐보니 번호 6개가 적혀 있었다는 것.
아침에 일어난 아내는 아무래도 이 이상한 꿈이 예사로운 일이 아닐거라고 판단, 남편에게 로또를 사도록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A씨는 깜빡 잊고 로또 구입을 미루다 저녁 늦게 아내로부터 로또를 샀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급히 로또 판매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시간이 이미 구매 마감시간을 5분 넘긴 8시5분이었다. 로또를 살 수 있는 기회를 5분 차이로 넘긴 것이었다.
A씨 부부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당첨번호를 확인한 것은 이틀 뒤인 월요일 신문을 통해서였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당첨번호를 보던 이들 부부는 순간 숨이 멎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메모지에 쓰여 있던 번호 4, 25, 33, 36, 40, 43이 바로 1등 당첨번호였던 것이다.
A씨는 땅을 치고 통곡했다. 아내의 말대로 로또를 구매했더라면 20억원이 넘는 거액의 당첨금을 지금쯤은 손에 쥐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후 A씨의 뇌리 속에는 평생에 한 번 올까말까한 기회를 차버린 자신에 대한 후회가 떠나질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꿈에서 본 번호는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로또 1등 당첨자들의 설문에 의하면 꿈속에서 번호를 봤다는 경우가 11% 정도라고 한다. 6개의 번호를 모두 본 것은 그 중에서도 10% 정도라고 한다.
로또 전문가들은 꿈에서 번호를 보는 것은 로또 출시 이후 숫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국가대표 유니폼에서도 로또를 떠올릴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 속에 로또가 있기 때문에 꿈속에서 숫자를 본다는 것. 그러나 꿈속에서 본 모든 번호가 다 당첨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첨자에게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꿈속 번호에 대한 믿음이 커지는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