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식 회장 | ||
파워콤 우선협상 대상자 자리를 데이콤에 넘긴 하나로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신윤식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고육책을 택했다. 일단 후임 사장이 새로 선임될 때까지 신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 직무를 함께 수행하기로 했지만, 이 조치는 하나로통신이 벼랑끝 대역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신 회장이 임기만료를 5개월 앞둔 상황에서 사장 자리를 물러난 것은 그냥 보아넘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외자유치 등을 성사시키고 경영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로통신측은 “신 사장이 회장으로 선임된 것은 현재 진행중인 외자유치를 보다 원할히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며 외자유치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은 후임 사장과 관련해 외자유치를 전제로, 국내외 통신분야 전문가 중에서 후임 사장을 물색한 뒤 해외투자자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하나로측은 파워콤 인수를 위한 외자유치가 성공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이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현재 1대주주인 LG그룹(지분율 16.8%)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자유치가 성사될 경우 하나로통신에 들어올 자금은 8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당초 하나로통신은 파워콤 인수를 위해 7천억~8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AIG 등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나로통신은 “신 사장의 회장 선임은 외자유치 후 최대주주가 될 해외 투자자가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신 사장이 회장으로 물러난 것은 데이콤에 파워콤 인수자격을 넘기면서 위기에 몰린 하나로통신이 배수진을 치고 나선 셈이다.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