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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준 의원의 대권 야망이 무르익어 가면서 그 가 고문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정치적 외풍’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 ||
세계 1위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의 표정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MJ(정몽준 의원의 영문이름 머리글자)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MJ가 연말 대선 출마의사를 가시화하면서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현대중공업의 고민은 MJ의 정치 행보로 인해 예상치 못하는 악영향이 회사에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재계 관계자들도 MJ의 대선 출마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경영리스크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지난 3월 주당 3만7천원대에서 불과 5개월 만에 2만1천원대로 무려 40%나 추락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의 해석은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MJ의 정치행보가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현대중공업의 고민은 반드시 MJ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견해도 피력하고 있다. 경영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도 현대중공업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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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현대중공업 전경 | ||
▲고민1-MJ 경영리스크
당면한 현대중공업의 가장 큰 고민은 MJ의 정치적 행보다. MJ의 대선 출마가 현대중공업을 위협하는 이유는 대선이 끝난 이후에 닥쳐올 경영외적인 위협요소 때문이다. 사실 외견상으로는 MJ의 정치행보가 직접 회사의 경영에 미치는 위험요인은 없다고 볼 수 있다. MJ가 이 회사의 고문이고, 대주주(지분 18% 보유)이지만 직접 경영활동에 관계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경영 전반에 미치는 MJ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대주주라는 차원이 아니라 정주영 전 명예회장 시절부터 이 회사의 경영권은 MJ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설사 MJ가 대권 야망을 달성한다 치더라도 현대중공업에 미칠 정치적 외풍은 매우 거셀 게 뻔하다. 게다가 실패라도 하게 되면 후유증은 더욱 클 전망이다.
지난 92년 대선에 출마했던 정주영 전 회장이 낙선 후 겪어야 했던 현대그룹의 고초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주영 회장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애써 불안감을 감추고 있다.
▲고민2-자금지원 문제
현대중공업의 또다른 고민은 MJ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측은 MJ의 정치문제와 일정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우선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줄잡아 1조원대의 돈이 필요하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 그러나 현재 공식적으로 나타난 MJ의 재산은 최대로 잡아도 3천억원을 넘기가 힘들다.
게다가 MJ 개인재산의 대부분이 자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이고, 부동산이나 현금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MJ는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두가지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주식을 모두 팔아 최대한 자금을 마련하거나 가족이나 친족기업들의 지원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의 경우 몽땅 팔아도 2천억원 내외에 불과하고, 지분을 모두 정리할 수도 없다. 주식을 팔면 현대중공업은 주가폭락으로 인한 경영불안에 휩싸일 것이다.
가족들의 지원문제도 현재로선 난망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은 노골적으로 MJ의 대선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정세영, 정순영, 정몽헌 회장 등 다른 가족들 역시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지원의사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자금문제는 현대중공업이 떠맡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수용하기 힘든 게 현대중공업의 솔직한 현실이다.
▲고민3-인력지원 문제
MJ는 그동안 줄곧 무소속으로 활동해왔다. 이는 대선 출마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MJ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조직적으로 뒷받침해줄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MJ가 만들려고 하는 신당에 상당수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이 이동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
MJ의 정치활동에 현대중공업 인력이 송출된다면 이는 회사에 또다른 경영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인력이 대거 국민당 창당에 나섰다가 나중에 그룹 전체에서 위기감이 고조됐던 정주영 전 회장 시절의 악몽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이 문제에 대해 MJ측이나 현대중공업측은 “후원회나 정치지원자를 중심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말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고민4-사업이 잘 안된다
현대중공업의 본질적인 고민은 경영내용도 신통찮다는 데 있다. 지난해 하이닉스 투자분 손실 등 현대그룹 계열사 투자가 잇단 손실을 내면서 사상 처음으로 무려 7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평가손을 반영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한 경영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에 1천4백억원의 경상이익을 냈지만, 이 수준은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경제 자체가 계속 불안한 상황이어서 쉽사리 현대중공업의 경영호전을 예상키란 어렵다.
LNG특수선 등 고부가가치 조선시장에 적극 나서기로 한 부분도 현대중공업의 경영현실을 반영한 부분이라는 해석이 많다. 실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MJ의 경영리스크라기 보다는 경영실적이 미흡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