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터넷 시장의 선두주자 AOL과 할리우드 영화시장의 최강자 타임워너. 두 회사는 지난해 세계 미디어업계의 이목을 모으며 전격 합병했다. 대박을 터트린 영화 <해리포터>의 판권까지 손에 쥐고 있는 이 회사는 또다른 어드벤처 대박 영화인 <반지의 제왕> 판권을 장악, 미디어 소프트웨어 시장의 신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이름만으로도 젊은이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AOL타임워너가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국 디지털 콘텐츠시장을 잡기 위해 직접 상륙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AOL타임워너뿐 아니다. 만화 영화시장의 메이저 월트디즈니사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게임 프로그램을 보유한 비벤디 유니버설, 온라인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강자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디지털 콘텐츠기업들이 앞다퉈 한국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지난 80년대 말부터 한국 상륙을 위한 기반다지기에 나선 곳도 있다. 당시에는 영화업에 국한해 사업을 전개했을 뿐이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다, 인터넷 인구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섬에 따라 이들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들은 본격적인 한국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보고서도 이를 엿보게 하고 있다. ‘콘텐트비지니스의 새 흐름과 대응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세계 미디어기업의 한국시장 공략 현황을 분석한 이 보고서(작성자 심상민 수석연구원)는 특히 “세계적인 디지털 콘텐트(콘텐츠) 기업들의 무차별적인 공세는 아직 성장 초기단계인 국내 업체들의 발전을 저해해 향후 국내 시장의 외국기업 종속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할 정도.
세계 미디어기업들이 한국 디지털 콘텐츠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분야는 ‘문화 콘텐트(CT)’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문화콘텐트(CT: Culture&Content Technology)’는 지난해부터 문화관광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명칭으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문화콘텐츠 사업분야를 말한다. 현재 문화콘텐트에는 오프라인 출판 분야를 제외한 국내의 음반, 게임,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등 6개산업이 포함돼 있으며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2조원대.
이 시장은 지난 99년에는 7조원, 2000년에는 9조1천억원, 지난해는 12조원대를 기록할 정도로 매년 30% 가량의 성장률을 보이는 고성장 산업이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방송부문으로 6조4천억원 정도이며 캐릭터, 게임 산업 등도 2조원대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중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사업은 지난해 매출 규모가 3조4천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인 미디어 콘텐츠 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곳은 프랑스 비벤디 유니버설. 비벤디 유니버설은 지난 2000년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 스튜디오인 유니버설과 유니버설 뮤직 등을 인수하며 미국의 AOL타임워너에 이어 세계 제2위인 미디어 그룹이다. 비벤디 유니버설은 지난해 1백36억유로의 적자를 기록하고, 올초에는 회계 부정 사건이 잇따라 터지는 등 그룹전체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임에도, 아시아 시장에 대해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게임시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온 비벤디 유니버설은 올 초 서울에 ‘비벤디 유니버설 게임즈 아시아 퍼시픽’이라는 명칭의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비벤디 그룹의 서울 지사는 호주 지사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번 째.
회사 관계자는 “특히 블리자드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10~20대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한국 시장을 아시아 공략의 전진기지로 선택,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향후 비벤디 그룹은 서울과 호주 지사를 중심으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비벤디 그룹의 영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의 미디어그룹인 AOL타임워너도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AOL타임워너는 지난 2000년 1월 세계 최대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AOL이 전통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 합병하면서 탄생한 세계 1위의 미디어그룹.
AOL타임워너는 한 때 ‘실패한 결혼’으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영화 제작에서부터 출판업, 인터넷, 방송분야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미디어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시사주간지인 타임과 이라크 공습을 생생하게 전달해 일약 뉴스채널의 최강자 대열에 오른 CNN(방송) 등도 이 회사의 소유이다.
AOL타임워너 역시 비벤디 그룹과 마찬가지로 지난 7월 말부터 미국 법무부로부터 회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한국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별히 한국 디지털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한국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볼 때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디어 업계에서는 AOL타임워너가 최근 자사의 영화인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을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기반을 활용해 특유의 마케팅 전략과 결합시켜 한국시장 지배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3위의 미디어 그룹인 월트디즈니사도 한국에 설립한 지사격인 월트디즈니 코리아를 앞세워 3차원 애니메이션 사업 등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월트디즈니의 경우 한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자사 콘텐트의 배급을 ‘브에나비스타’라는 자체 브랜드를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한국에 X세대 첨단 문화를 전달하고 있는 M-TV(바이어컴 CBS), 스타TV를 중국에 진입시킨 영국 미디어그룹인 뉴스 코퍼레이션 등도 한국 문화 콘텐츠 시장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같은 세계 미디어 콘텐츠 기업들의 공세에 대해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디지털 콘텐츠 기업의 현실은 아직 외국기업과 맞설 만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해 시장이 급속히 잠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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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6.05.09 12: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