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함께 찍은 사진 게시가 양평군민 정서에 부합합니까?” / “걸개사진 즉시 철거하고 생활대축전 타시군 선수단 환영 프랭카드로 교체해야”
전진선 의원이 양평군청 건물 외벽에 걸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현수막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군청 건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대형 현수막이 걸려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양평군은 지난 25일부터 이 현수막을 양평군청 외벽에 내걸었다. 게재된 현수막에는 지난 9월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아 들어 올리는 장면을 배경으로 ‘평화, 새로운 미래! 양평군민이 함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전통적인 보수지역답게 양평군민들은 김정은 현수막에 대해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한 때 관공서에 현직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 논일이 있다. 그런데 1998년 취임한 김대중 대통령이 권위주의 타파라는 이유로 재외공관 등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통령 사진을 걸지 않기로 했다.
20년이 지나 관공서 건물에 대통령 사진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대형 현수막으로 내걸렸다.
이에 대해 양평군의회 전진선 의원은 26일 오전 10시 본회의장에서 현수막 게시를 질타하고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진선 의원은 “양평군 청사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한 것이 우리 양평군민의 정서에 부합하는가?”라는 제목의 5분발언을 통해 현수막 철거를 강력히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 사진은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은 국민이 공유한 사진이기도 하다”면서, “이러한 사진을 대형걸개화해 청사에 게시하여 군민들에게 홍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우리 군민이 이 사진을 게시해 달라고 청원이라도 한 거냐?”고 따졌다.
이어 “지금 이 시간 양평의 현안은 제29회 경기도 생활대축전의 성공적 개최”라면서 “양평의 어느 건물에도 축전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대형 프랑카드를 찾아볼 수 없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얼굴이 그것도 군청사에 걸려있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되느냐”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과거 관선시대에 각 사무실에 걸려있던 대통령의 사진도 지방차치 이후 모두 철거하지 않았느냐”면서, “이 걸개 사진이 과거 관선시대와 같이 중앙의 지시로 게시된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쓴 소리를 이어 나갔다.
그러면서 “이 걸개 사진을 즉시 철거하고 생활 대축전에 참여하는 타시군 선수단을 환영하는 프랭카드로 교체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만에 하나라도 정치적인 의도가 없기를 바란다”면서,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공직선거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굳이 보수와 진보를 가르지 않더라도 우리 양평군 지역사회에 김정은의 사진을 관공서에서 게시한 것이 통합과 화합 그리고 소통을 강조하시는 양평군수의 군정과 부합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이면서 “지난 6.13 선거를 통해서 경험했듯이 우리는 많은 정치적 성향을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진선 의원이 5분발언 도중 김정은 위원장과 문 대통령 사진이 들어간 현수막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다음은 전진선 의원의 5분발언 전문이다>
양평군 청사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한 것이 우리 양평군민의 정서에 부합하는가?
존경하는 12만여 양평군민 여러분.
이정우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정동균 군수와 공직자 여러분.
무소속 전진선 의원입니다
본 의원은 “우리군 청사 벽면에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한 것이 우리 양평군민의 정서에 부합하는가” 묻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본 의원은 지난 254회 임시회의시 이 자리에서 남북의 변화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를 비유하며 우리 양평군의 민선7기도 더욱 신속하고 힘찬 출항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남북의 변화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급변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급기야 우리군 청사에 대통령께서 방북하여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김정은위원장 부부와 함께 촬영한 이 사진이 게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진은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은 국민이 공유한 사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진을 대형걸개화 해서 청사에 게시하여 군민들에게 홍보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 군민이 이 사진을 게시해 달라고 청원이라도 한 겁니까?
이 자리에는 불과 얼마 전까지 같은 크기의 프랑카드로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는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군민들에게 양해를 바라는 홍보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걸개 사진도 홍보를 위한 프랑카드인가요?
천지가 양평 땅에 있어 오늘 축전에 참가하는 손님들에게 홍보라도 하려는 겁니까?
지금 이 시간 양평의 현안은 제29회 경기도 생활대축전의 성공적 개최입니다.
양평의 어느 건물에도 축전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대형 프랑카드를 찾아볼 수 없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얼굴이 그것도 군청사에 걸려있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됩니까?
이웃 자치단체인 여주시 청사에는 이미 2주전부터 게시되었다고 하는데 우리군이 이를 모방한 겁니까?
과거 관선시대에 각 사무실에 걸려있던 대통령의 사진도 지방차치 이후 모두 철거하지 않았습니까.
이 걸개 사진이 과거 관선시대와 같이 중앙의 지시로 게시된 것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이 걸개 사진을 즉시 철거하고 생활 대축전에 참여하는 타시군 선수단을 환영하는 프랭카드로 교체 하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전진선 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할 것을 부군수에게 요구하고 있다.
존경하는 군민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백번 양보하여 민주 평화통일 자문회의에서 게시했다고 해도 장소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정치적인 의도가 없기를 바랍니다.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공직선거법에 의해 처벌을 받지 않습니까?
군수께서는 지난 10. 8일 취임 100일 언론 인터뷰를 통에서 상명하달식 관행을 청산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믿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진을 총무담당관실에서, 아니면 청사를 관리하는 회계과에서, 아니면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감사담당관실에서 자발적으로 시행했단 말입니까?
부군수님께서는 게시한 부서, 그리고 배경, 예산 사용 내역을 철저히 조사하여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굳이 보수와 진보를 가르지 않더라도 우리 양평군 지역사회에 김정은의 사진을 관공서에서 게시한 것이 통합과 화합 그리고 소통을 강조하시는 양평군수의 군정과 부합된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난 6.13 선거를 통해서 경험했듯이 많은 정치적 성향을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합니다.
어려운 지역현안을 함께 헤쳐 나가는 일에 힘을 모아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5일부터 양평군청 외벽에 게시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대형현수막.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