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모 고등학교 전경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지난달 24일 대전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는 김 모 감독이 학생 기숙사에 들어와 야구방망이와 등을 사용해 학생들을 폭행하고 칼로 위협한 혐의로 고발됐다.
해당 학교 야구부는 지난 9월 경북 경주로 간 2박 3일의 합숙훈련에서 벌어진 가혹 행위로 한 학생이 크게 다친 사건이 있었던 곳이기도 해서 앞으로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학생의 말에 따르면 지난 3월 7일 2·3학년 학생 20여 명이 술을 마시고 들어온 김 감독이 이발소와 PC방 등을 다녀온 야구부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기숙사 내에서 1시간에 걸쳐 폭행과 폭언,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겁이 나 달아난 학생 2명이 주변 음식점의 전화를 빌려 신고해 출동한 경찰에게 김 감독이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대전가정법원은 해당 감독에 대해 판결에 대해 교내봉사 40시간이라는 징계를 내렸을 뿐,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어떠한 추가대책도 없이 해당 감독을 야구부 감독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부모가 이에 반발해 학교와 교육청 모 장학사 등을 통해 민원을 제기했으나 “해당 사실은 이미 가정법원에서 판결을 받은 내용으로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답변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고발로 인해 해당 감독은 현재 학생들과 격리조치된 상태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에 1학년 학부모 모임은 “감독이 중요한 권한(선수권)을 갖고 있어 후배들에게 큰 피해가 돌아갈 것을 알고도 본인의 요구사항을 관철한다”며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불허할 생각”이라고 SNS를 통해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해당 학교를 찾아가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학교 교감은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건이라 학교는 따로 할 말이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
한편 김 감독은 대한야구협회 코치로 등록돼 있으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에서 감독으로 채용돼 유명 모 야구선수의 친형이라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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