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도 축전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겨도, 바둑에 담긴 깨달음 얻을 수는 없어”
5일 제1회 바둑의 날 기념식에서 7대 국수를 선정했다. 대국수 헌정메달은 조남철 9단의 아들이 대신 받았다. 왼쪽부터 조남철 9단의 아들 조송연 씨, 김인 9단, 조훈현 9단, 문주현 한국기원 이사(시상자), 조치훈 9단, 서봉수 9단, 이창호 9단.
[일요신문] “신문에 기보를 실어달라고 부탁하니 광고료는 안 받겠다고 생색을 내. 프로기사 기보가 이런 취급받는 상황에서 바둑보급하려니 얼마나 힘들었겠나?”
11월 5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울린 조남철 선생 목소리가 절절했다. 제1회 ‘바둑의 날’ 기념식에서 생전에 남긴 영상을 상영될 때 흘러나온 음성이었다. 기념식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기우회장인 오제세 의원, 바둑 진흥법을 발의한 조훈현 의원 등 국회의원과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김용삼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이사와 바둑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5일 제1회 바둑의 날 기념식에 문희상 국회의장, 바둑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국수 헌정 메달은 ‘한국 현대 바둑의 개척자’인 고 조남철 국수가 받았다. 대리 수상한 아들 조송연 씨는 “선친을 대신해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선친께서 이 땅에 바둑을 일으키셨다면, 훌륭한 후배분들이 한국바둑을 세계로 이끌어 오늘 같은 뜻 깊은 날이 있게 했습니다. 제 기억 속 아버님은 형식적인 걸 아주 싫어하셨던 분입니다. 그러나 오늘 같은 행사라면 호쾌하게 허락해주실 듯합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현대바둑 73년의 역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대표 국수 6명에는 김인·조훈현·조치훈·서봉수·이창호·이세돌 9단이 선정됐다. 이창호 9단은 “존경하는 선배기사들과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최근 바둑계가 위기 같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잘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국수메달을 받고 단상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서봉수 9단과 조치훈 9단.
바둑의 날 기념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저도 어린 시절 어르신들의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한 듯 강한 바둑의 매력에 이끌려 성인이 되어서는 ‘월간바둑’을 정기구독하며, 거기에 실린 기보를 복기하는 것으로 연습을 했습니다. 바둑돌을 놓으며, 인생의 교훈을 얻고 세상의 이치를 배웠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을 통해 인간의 바둑을 이길 수는 있어도 바둑에 담긴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바둑이 사랑받는 이유이자,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는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바둑진흥법’ 제7조에 따라 바둑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면서 처음 시행된 제1회 바둑의 날 기념식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 후원했으며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박주성 객원기자
▲제1회 바둑의 날 유공자 표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김인 9단, 조영숙 3단, 이재윤 대구광역시 바둑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회장 표창: 박정환 9단, 최정 9단, 박경희 한국바둑중·고등학교장, 김희용 한국중·고바둑연맹 회장, 홍시범 클럽A7 대표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표창: 정수현 9단, 권갑용 8단, 문장훈 한일바둑 사장, 김영순 전주시 바둑협회 회장, 김용모 인천광역시 바둑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