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예쁘게 활짝 필 거예요”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씨가 꽃집에서 일하는 플로리스트 지망생이기 때문이다. ‘꽃집에서 지내는데 무슨 꽃이 필요하겠어’라고 주변에서 지레짐작한 것이다.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는데, 남자들로부터 직접 받는 꽃이 주는 감동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했지만 대학(화공환경 전공) 졸업 후까지도 꽃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왔다는 김씨. 그가 꽃 같은 젊음을 꽃에 바치게 된 계기 우연히 찾아왔다.
어느 날 길을 가던 김씨는 플로리스트 학원의 간판을 보고 꽃을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낮에는 꽃집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플로리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 중급과정 수강중이다. 고급과정을 거친 뒤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플로리스트 명함을 달 수 있다.
하지만 김씨의 꿈은 이쯤에서 그치지 않을 듯하다. 독일로 유학을 떠나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 독보적으로 인정받는 프로 플로리스트가 되는 것이 김씨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꽃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김씨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카라’(Calla)다.
“카라 1천 송이를 받아보는 것이 소원이에요.” “카라는 비싼 꽃인데. 한 송이에 1천원이고, 1천 송이면 1백만원 아닌가요?” “어, 그런가요?”
김씨가 소원의 기대치를 조금만 낮춘다면 아마도 내년 화이트데이에는 꽃다발 속에 파묻힐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