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안실련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실태 전수조사 나서
- 대구 지역 실버존 51곳에 그쳐
- 노인 대상으로 무단횡단 등 사례발표 등도 필요 지적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아침 일찍 출근을 하는 김모(41)씨는 최근 대구 수성구 내 왕복 4차선을 진입하던 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60~70대 추정되는 한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었던 것. 급히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줄인 김씨는 뒤이어 오는 차량과 잇따라 충돌하는 위험도 감수해야 했다.
대구 지역에서 노인들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설정된 실버존(Silver zone)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노인 교통사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교통환경 개선이나 사고예방교육 등 관련 대책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인들의 무단횡단이나 보행 신호위반 등으로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고 사고대처능력이 떨어지는 편으로, 체계적인 교통안전교육과 더불어 실버존 실정도 시급하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발표현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구 내 노인 교통사고는 3331건으로 하루 평균 1.82건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208명이며 부상자는 315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의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2016년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되고 있다. 연도별로 2013년 624건, 2014년 687건, 2015년 701건, 2016년 652건, 지난해 667건이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7157곳의 실버존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현재 전국에는 10% 수준인 700여곳에만 실버존이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에는 실버존 51곳이 지정·운영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가 16곳으로 가장 많으며 동구가 9곳, 북구 7곳, 달서구 5곳, 서구·남구·달성군이 각각 4곳, 중구가 2곳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어린이 스쿨존(School zone)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전국에 설정된 어린이 스쿨존은 1만 6555곳으로 대구에는 789곳이 운영되고 있다. 스쿨존도 늘려야 되지만 인구 고령화를 고려할 때 노인들을 위한 실버존 등 교통 예방 대책도 늘려야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단 횡단 등 교통사고에 대한 체감성 높은 사례교육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안실련은 이달 말까지 대구 지역 내 노인보호구역에 대한 전수 실태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시설 출입문 반경 300m 이내 노인보호 구역 지정 여부 ▲노인 평균 보행 속도 기준의 신호기 녹색 신호시간 설정 여부 ▲안전표지 설치 및 도로반사경, 과속방지턱 및 미끄럼 방지시설, 제한 및 서행 표시, 방호 울타리 등 부속시설 ▲구간 및 시간대별 통행금지 및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 등 총 20개 항목에 대해 조사를 한다.
안실련 관계자는 “이번 노인보호구역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에 따라 종합보고서를 발표하고 개선방안 등을 논의한 후 대구시와 관계기간에 실버존 등 제반시설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lyo07@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2.08 22: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