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의원 문제제기, 산업부 감사로 사실확인…총 73건 적발, 6243만 원 환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산하 전문연 15개 기관에 대해 부실한 운영관리를 지적하며 기관운영실태 감사를 요구했다. 이에 산업부는 15개 ‘전문연’ 중에 5년간 감사를 실시하지 않고 인원 및 예산규모가 큰 5개 기관(전자부품연구원, 자동차부품연구원,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다이텍연구원, 광기술원)을 선정해 올해 6월부터 5주간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부당한 여비를 지급 또는 계약규정을 위반하는 등 5개 기관에 대해 총 73건을 적발하고 6243만 원을 환수했다.
기관별 세부적발 사항을 살펴보면, 전자부품연구원의 경우 정부의 지침(기획재정부 2013년, 23시이후 사용금지, 국민권익위원회 2014년, 기타주점 사용 제한)을 어기고 ‘23시 이후 사용’으로 총 353건에 3800만 원, ‘기타주점 사용’으로 총 413건에 3600만 원에 대한 부당사용을 적발했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의 경우 826개 시험장비 중 741개는 교정일과 차기 교정일을 누락했고, 교정대상 364개 중 66개는 미시행했다. 또한 국내출장시 업무용 또는 연구용 차량을 이용하면서 교통비 1461만 원 및 일비 316만 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의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지 않거나 임의로 해석해 644건의 계약 중 564건(87.6%)을 수의계약하고 6건은 근거없이 부당하게 계약했다. 또한 상품권 사용 시 규정과 달리 수령인 서명이 없거나(2000만 원 수령인 미확인) 대리로 서명하고(1100만 원 대리 수령), 일부는 사적으로 사용(95만 원 사적사용)했다.
다이텍연구원의 경우 해외주재원에 대한 체재비 지급근거 및 정액지급 기준표가 미비한 상태에서 기존 미화 1500달러에 생활비(미화 500 달러)를 추가해 편법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기술원의 경우 업무추진비를 직원 5명이 골프장, 노래방, 단란주점 등 총 17회에 걸쳐 417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정부의 사용지침을 어기고 휴일, 23시 이후 사용, 골프장 등에서 총 755건에 4300만 원을 사용했다. 또한 직무관련 범죄고발 지침에 따라 200만 원 이상의 금품수수·공금횡령시 고발의무가 있음에도 금품 및 공금 횡령사건(600만 원)에 대해 징계처분(면직)만 하고 고발 조치하지 않은 건도 적발됐다.
감사를 실시한 산업부는 각 기관에서 적발된 사항에 대해 법인카드 규정을 방치한 전자부품연구원 2명은 경징계, 법인카드를 사적사용한 광기술원 5명(경징계)에 대해 각각 문책하였고, 그밖의 규정 위반자 14명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또한 시정 10건에 대해 6243만 원을 환수 조치하고 기관주의 21건, 개선 18건, 통보 17건에 대한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이훈 의원은 “‘전문연’에 대해 우려했던 여러 문제점들이 금번 감사로 부정당하게 사용한 사실로 밝혀져 유감”이라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R&D를 담당하는 연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기적인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일부 연구원은 자체 감사실이 없거나 다른 업무 파트에 속해 있다보니 언제든지 비리나 비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별기관의 설립근거가 법에 명시된 ‘출연연’인 R&D연구기관의 부정사용은 매년 국감의 단골소재임에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는데, 이들 ‘전문연’이 외부감사나 자체감사기관 없이 위법 및 부당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전문연’이 민법상 비영리법인의 법적 지위를 갖는다 하더라도 관련 업무가 정부기관의 R&D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공공성과 객관성을 갖도록 하고, 집행에 있어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정기적인 감사기능을 보강거나 조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