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자민련이 재기의 시동을 걸었다.사진은 지난해 12 월 자민련 의총 모습. | ||
<일요신문>이 최근 입수한 자민련의 ‘재기 프로젝트’ 문건 ‘자민련의 도전과 희망’에 따르면 자민련은 당 지도체제와 시스템을 일신, 총선을 전후한 정계 개편에서 적극적인 역할로 명실상부한 ‘제3당’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것을 천명하고 있다.
자민련의 ‘재기 프로젝트’ 문건(A4용지 10매 분량)은 지난 3월 자민련 내 브레인그룹과 당 외곽 친JP 인사들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점은 문건이 지난 2월 말 당발전쇄신위원회(위원장 정우택 의원)가 마련한 쇄신안을 토대로 JP의 달라진 위상과 정국 변화의 흐름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것이다. 문건 작성에 참여한 한 인사는 “자민련에서 JP 부분을 떼어놓고 논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문건은 지난 3월 말 한 중진의원을 거쳐 JP에게 전달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의 내용 중 당의 쇄신안과 상충되는 부분도 있어 어느 정도 현실화될지는 아직 미지수. 하지만 향후 자민련의 행보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건에서 ‘당 혁신’ 방안은 당발전쇄신위의 쇄신안을 기본틀로 하면서 JP의 위상을 보장하고 전당대회에 비중을 두고 있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당 지도체제의 경우 당 대표를 경선에 의해 선출하고 JP를 명예대표로 추대하는 점이 눈에 띈다. 문건과 달리 당 쇄신안에는 JP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쇄신안대로라면 JP도 경선에 참여해 지위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JP가 경선에 출마, 당 대표가 된다면 당 쇄신은 물 건너가는 꼴. 문건은 JP를 명예대표에 머물게 하고 새 얼굴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려 하고 있다.
이 문건에서 주목되는 것은 당 간판(대표)으로 심대평 충남지사를 지목하고 있는 점이다. 충청권에서의 영향력과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JP·IJ(이인제 총재권한대행)로는 차기 총선(특히 충청권)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이유가 그 배경이다.
또한 문건은 총선을 전후한 정국 변화, 특히 정계 개편에 비중을 두며 정치상황에 따른 자민련의 대응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여권이 주도하는 정계 개편은 어떤 형태이든 ‘보·혁구도’로 재편될 것이며 자민련에게 유리한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 문건은 이에 따라 자민련은 교섭단체 구성은 물론 차기총선을 겨냥, 세력간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건에는 하나로국민연합(대표 이한동)과 통합하고 수도권의 충청권을 결집하는 ‘중부권 연대’, 소외된 동교동계와 연대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백제권벨트화(신DJP연합), ‘내각제’를 매개로 한 보수세력 연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