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답방 준비 ‘위인맞이 환영단’ 주역... 국보법 위반 논란, 보수단체 고소 등 수난도...
숱한 화제를 뿌린 주인공은 김수근 단장(위인맞이 환영단)이다. ‘위인맞이 환영단’은 김 단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환영하고 준비하기 위한 단체로 구성원은 4명이다. 이들은 김 위원장 환영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현수막을 제작 중이다. ‘일요신문’은 10일 오후 4시경 서울 동대문 인근의 사무실에서 김 단장을 만났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김수근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인터뷰. 최준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는 위인이 맞다. 지금의 평화 국면은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은 서로 미사일을 쏜다며 갈등했다. 하지만 북한이 ICBM을 개발하면서 미국 본토로 핵무기를 날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 미국이 절대로 전쟁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 이후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선언하면서 평화 국면을 맞이했다.”
―김 위원장의 어떤 면이 인상 깊었나.
“김 위원장은 젊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세뇌를 당했다. 북한 지도자들을 ‘살인마’ 이미지로 기억해왔지만 전혀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평양정상회담에서 겸손한 모습과 배려심을 보여줬다. 그때부터 많은 호감이 생겼다. 통일에 대한 의지를 평가하는 측면에서 북측 동포들의 대표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지도자다.”
―위인의 사전적 정의는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다. 김 위원장에 위인 칭호를 부여하는 것은 과한 해석 아닌가.
“그렇지 않다. 김 위원장은 평양정상회담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북한의 많은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했다.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회담을 열심히 준비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위인으로 평가할 만한 이유다.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우리도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김 위원장은 3대 세습의 장본인이라는 비판도 있다.
“북한 국민들은 3대 세습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북한 국민들이 얼마나 그 체제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모르면서 체제 비판을 강요한다. 하지만 전쟁 분위기를 평화로 바꾸기 위한 논의를 하기도 부족한 시간이다. 북한과 경제협력을 해서 번영해 나가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 그것에 반대하는 것이 오히려 반 국가적인 행동이다.”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 지도자에 대한 위인 추대는 위험해 보인다.
“전체주의는 히틀러의 나치당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은 독재와 군대로 국민을 억압한 전체주의가 창궐한 때였다. 북한은 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 민주주의는 인민들이 주인이 되는 체제다. ‘국민들의 요구가 어떻게 정책적으로 반영될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북한은 사회주의 방식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구현한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김수근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인터뷰. 최준필 기자.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가 있고 추대 형식의 민주주의가 있다. 북한은 동네마다 반장이 있는데 소그룹에서 추대된 사람이 반장이다. 북한은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인민위원회를 구성한다. 여기서 지도자들이 추대된다. 그게 민주주의다. 반대로 선거제도를 도입한 우리는 좋은 결과만 얻었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았다. 얼마나 많은 후퇴가 있었나.”
―광화문 광장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를 외친 이유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풍자한 말이다. ‘공산당이 싫어요’가 찬양받는 나라.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얘기만 해도 ‘빨갱이’ 소리를 듣는 국가에 살았기 때문에 그런 사고를 깨고 싶었다.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판이다. 우리는 왜 사회주의에 대해 말을 못하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보수단체로부터 고소를 당했는데.
“당연히 예상했다. 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그것 뿐이다. 남북 평화 무드를 장애물로 생각하고 방해하려는 세력이다. 마지막 남은 국보법으로 훼방을 놓으려고 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답방한다면 국보법은 사망선고를 받는다. 그렇게 되면, 평화와 통일을 막으려는 세력은 한국사회에서 발을 디딜 수 없다.”
―“차라리 월북을 해라”라는 비판도 있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를 마음대로 말할 수 없는 나라다. 자본주의만을 말하는 나라다. 비정상의 극치다. 이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국민의 일원인 제 역할이다. 북한을 욕하는 이들이야말로 통일 분위기를 막고 국익을 해치는 세력이다. 이승만 정권 시절 친일파 조사를 위해 반민특위를 결성한 것처럼, 나중에 그런 기관을 만들어 이들을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