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여사, 내가 그동안 장 여사에게 손실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도 모험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철은 장은숙의 풍만한 가슴께를 눈으로 더듬으면서 진심으로 말했다. 장은숙의 풍만한 가슴이 자꾸 눈에 어른거려 시선 둘 곳이 없었다. 장은숙과는 아직도 한 번도 모텔이나 여관에 드나든 일이 없었다. 장은숙은 개방적인 여자였다. 주식투자를 하다가 실패하여 이혼을 당한 뒤에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가져왔다. 박인철이 여관에 데리고 가서 옷을 벗기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투자자이기 때문이었다. 이영훈을 먼저 보내고 박인철은 카페로 장은숙을 데리고 가서 e-북 회사에 투자를 한 뒤에 상장시키면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 설명했다. 장은숙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술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취기가 올라 자세가 약간 흐트러져 있었다. 얼굴 표정은 박인철의 설명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투자를 할 겁니다.”
박인철의 말에 장은숙이 비로소 눈을 들었다.
“박 차장님이요?”
“나도 수수료나 얻어먹고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번에 승부를 걸려고 하는 겁니다. 원래 이영훈 사장은 우리 회사의 투자를 받아서 상장하려고 했는데 제가 서류를 반려시키고 개인 투자자를 물색하는 것입니다.”
“회사를 배신한 거군요.”
“기회가 항상 오는 것은 아닙니다. 장 여사가 7억을 투자하세요. 나도 3억을 투자할 테니까. 공동으로 투자하고 이름을 장 여사 이름으로 하면 되지 않습니까.”
박인철은 투자신탁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투자를 할 수 없었다. 차명으로 투자를 해야하는데 장은숙의 이름으로 공동투자를 하면 장은숙의 신뢰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은 서로가 철저하게 신뢰를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이영훈 사장의 회사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 회사예요?”
“이영훈 사장의 회사는 1년 매출이 5억에 지나지 않고 이익은 3000만 원이 채 안 됩니다. 그러나 e-북이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어요. 매출도 늘어날 수가 있고 기대치는 더욱 높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상장을 해요. 그렇게 작은 회사가….”
“법이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매출 실적이 있으면 IT업체는 70~80%가 코스닥 상장을 하고 있습니다. 1년만 지나면 법이 까다로워져서 상장을 할 수 없게 되거나 상장을 해도 큰돈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믿을 수가 없어요.”
장은숙이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투자를 하는데 아파트를 담보로 융자를 받습니다. 그 3억을 장 여사에게 맡길 겁니다. 실패하면 내 아파트가 날아갑니다.”
박인철이 침을 튀기듯이 열심히 설명했다. 장은숙은 어쩌면 박인철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말 나에게 맡길 거예요?”
“나는 법적으로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또 내 돈을 장 여사에게 맡겨야 나를 신뢰할 것이 아닙니까?”
“우리가 10억을 투자하면 얼마나 벌 수 있어요?”
“코스닥은 묻지마 투자 열풍이 불고 있으니까 100억을 벌 수 있습니다. 아니 100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영훈 사장은 더 벌게 될 거구요. 중요한 것은 이 시기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코스닥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폭락하고 상장도 어려워집니다.”
“정부에서 그냥 둘까요?”
“정부요? 소위 엘리트라는 자들이 뭘 압니까? 그 자들은 우리나라에 IMF가 오는 것도 몰랐습니다.”
박인철은 엘리트라는 자들을 싫어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기도 했다. 명색이 증권회사에 근무하면서 IMF가 닥쳐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것도 몰라 그 자신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돈까지 날린 일을 생각할 때마다 이가 갈렸다.
“그럼 아파트 문서를 나에게 맡길 수 있어요?”
“물론입니다.”
박인철이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박인철이 아파트까지 선뜻 맡긴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장은숙은 박인철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비로소 고개를 끄덕거렸다. 데이트레이딩으로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야 단시일 내에 이 정도의 돈을 벌 수 없는 것이다.
박인철은 장은숙과 헤어지자 꽃집에 들러 장미꽃을 한 묶음 샀다. 장은숙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으니 이제는 아파트를 담보로 자신이 투자할 3억 원을 마련해야 했다. 아파트를 저당잡히려면 아내의 환심을 사야했다. 아파트는 불과 몇 년 전까지 같이 직장에 다녔던 아내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아내는 장미꽃을 받아들면서 반가운 체를 하기는 했으나 속내는 탐탁지 않은 눈치였다.
“꽃가게에 문이 열려 있기에 사왔어.”
“흥! 이런 걸 사느니 차라리 통닭이나 한 마리 사오지.”
박인철은 아내의 퉁명한 말투에 인상을 찡그렸다. 만약에 통닭을 사왔다면 요즘 통닭 못 먹는 사람 어디 있느냐고 투정을 부릴 것이다. 박인철은 대꾸하지 않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와서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못 생긴 마누라지만 한 번 안아준 뒤에 이야기를 해야지.’
박인철은 장미꽃을 손질하여 화병에 담는 아내의 펑퍼짐한 뒷모습을 살피면서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집에서 막 입는 하늘색 원피스를 걸친 아내는 확실히 허리도 굵고 엉덩이도 퍼져 있었다. 파마를 한 머리는 제대로 손질을 하지 않아 부스스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모양도 내고 몸매에도 신경을 쓰더니 집에 들어앉자 자신에 대해서 일체 관리를 하지 않았다. 화병을 식탁에 올려놓은 아내가 하품을 하면서 그의 옆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았다. 텔레비전은 연예인들이 나와서 신변잡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박인철은 거실의 불을 껐다.
“왜 불을 꺼?”
아내가 탁자 위에 다리를 올려놓으면서 말했다.
“에너지 절약해야지. 다리는 왜 탁자에 올려놔?”
“시장에 다녀왔더니 종아리가 당겨서 그래.”
“내가 좀 주물러 줄까?”
박인철은 원피스 자락 아래 드러난 아내의 종아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오래 살고 볼일이네.”
아내는 박인철이 종아리를 주물러주자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박인철은 아내의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주물렀다.
“뭐하는 거야?”
박인철이 허벅지 안쪽으로 깊숙이 손을 밀어 넣자 아내가 뿌리치는 시늉을 했다.
“내가 만지면 안돼?”
박인철은 아내의 샘을 자극했다. 여자의 몸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은밀한 부분이었다.
“애들이 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아내가 그의 손을 잡고 하얗게 눈을 흘겼다.
“애들은 자고 있잖아.”
“그래두….”
아내가 더운 숨을 몰아쉬면서 다리를 벌렸다. 박인철은 아내를 소파에 눕히고 다짜고짜 키스를 퍼부었다.
“옷 좀 벗고….”
아내가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면서 속삭였다. 그는 황급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가 옷을 벗는 동안 아내도 원피스를 벗었다. 박인철은 아내에게 달려들어 풍만한 가슴부터 끌어안았다. 브래지어를 하기는 했으나 기분좋은 촉감이 손바닥에 느껴졌다. 아내는 목을 살짝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박인철은 아내의 귓불에 가볍게 키스를 한 뒤에 브래지어를 풀고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
아내가 입을 벌리고 가늘게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아내의 입에서 단내가 훅 풍겼다.
‘흐흐… 이 여편네가 젖통 하나는 일품이란 말이야.’
박인철은 속으로 가만히 탄성을 내뱉었다. 브래지어를 벗겨내자 크고 하얀 살덩어리 두 개가 가슴팍에 커다랗게 매달려 있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가슴이었다. 박인철은 아내의 가슴을 입속에 넣고 흡입하기 시작했다.
“아이 좋아.”
아내가 그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뜨거운 숨결을 토해냈다. 박인철은 아내의 엉덩이에 걸친 삼각형 천조각을 무릎 아래로 끌어내렸다.
“아잉… 난 몰라.”
아내가 박인철의 허리를 와락 껴안았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