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한국의 미 알리기<5>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탈로는 봉산탈 강령탈 은율탈 산대놀이탈(양주, 송파) 오광대탈(진주, 마산, 통영, 고성, 가산) 야유탈 방상씨탈 처용탈 사자탈 창귀씨탈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하회탈이다.
11세기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는 하회탈은 원형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로 국보 제121호(하회 별신굿 탈 9점과 병산탈 2개 포함 11점)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세계 가면 미술 분야에서 탁월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회탈의 사실적인 조형미와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표현력, 그 기능적인 우수함은 일찍이 1954년 아서 조셉 맥타가트 교수의 연구논문을 통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번은 분실된 3개 탈을 복원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모아 작업을 시켰으나 그 오묘한 이치와 조형적인 탁월성에 놀라 복원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회탈에는 이런 전설도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 하회 마을에 허 도령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허 도령은 꿈에 서낭신의 계시를 받고 탈을 만들기 시작했다. 탈을 만드는 곳에는 금줄을 쳐 잡인의 출입을 금하는 한편 만드는 사람은 매일 목욕재계를 하며 정성을 들여야 했다. 그런데 그 마을에는 허 도령을 가슴 깊이 사모하는 처녀가 한명 있어 어느 날 금줄을 넘어 들어가 허 도령을 보고 말았다. 입신의 경지에서 탈을 깎고 있던 허 도령은 그 순간 피를 토하고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런 까닭에 12개의 탈 중 마지막으로 깎고 있던 이매탈은 턱이 없는 채로 남았다.”
하회탈은 원래 약 500년 전부터 음력 정초마다 동민들의 무병과 안녕을 위하여 마을의 서낭신에게 제사지낸 동제인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광대들이 쓰던 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