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엔 없는 ‘특별한 양념’ 팍팍
▲ 통바리활어숯불구이 - 성남 모란점 윤태호 씨 | ||
윤태호 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은 장어 광어 우럭 등 활어를 구워먹는 활어숯불구이전문점이다. 독특한 아이템과 5000~1만 5000원의 저렴한 값은 인근 주민들의 발걸음을 끌어 들이는 주된 요인이다. 11개 테이블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일평균 180만 원 정도. 밀려드는 손님에 점포는 새벽 두세 시까지 불을 밝힌다. 하지만 지난해로 돌아가면 상황은 백팔십도 달라진다. 인수할 당시 점포는 텅 비어있었다. 사실 이곳은 지난 한 해 동안 주인이 여섯 명이나 바뀐 곳이다. 들어오면 나가기 바쁜 이른바 ‘악명 높은 점포’였던 셈.
“입지가 아주 나쁜 곳은 아닙니다. 그런데 밤 9시면 유동인구가 뚝 끊기는 겁니다. 그게 주변에 비해 점포비용이 저렴한 이유였죠.”
윤 씨는 보드게임방,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호프집으로 이미 두 차례 실패를 경험해 창업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은 것은 아니다. 보드게임방의 경우 개업 초기 순수익 1800만~20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문제는 흔히 말하는 ‘막차’를 탔다는 것. 같은 자리에 문을 연 호프집은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폐점을 결심했을 당시 하루 매출은 5000원. 참담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막차가 아닌 첫차를 타기로 결심했다.
“활어를 구워서 먹는다는 것이 신선했어요. 위험부담이 있지만 남보다 먼저 시작하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색다른 메뉴와 깔끔한 외관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메뉴는 ‘장어구이’. 1인분 4900원이라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신선한 맛에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한 달 동안 판매하는 장어의 양이 약 800~900㎏. 광어구이(1만 2900원), 우럭구이(9900원)의 인기도 장어구이에 버금간다. ‘동전 이벤트’ ‘의자 이벤트’ 등도 손님을 끄는 요인이다.
“매일 저녁 7시에는 경매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모든 수산물의 시작가는 100원이고요. 일반적으로 판매가보다 100~200원 저렴한 가격에 낙찰되기 때문에 매출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생선회는 기계로 손질이 가능한 ‘세꼬시’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주방 인건비는 낮은 편이다. 반대로 조리시간이 짧아 회전율은 높다고. 평일 5회전, 주말에는 6~7회전을 기록한다. 홀 직원 수는 7~8명 정도로 비슷한 점포에 비해 많은 편이다. 윤 씨는 “서비스가 좋으면 그만큼 고객이 늘기 마련”이라며 “인건비를 아끼지 말 것”을 당부했다.
활어구이전문점 창업비용은 6500만 원 정도 들었다(99㎡ 점포비용 제외). 월평균 매출은 5000만~5500만 원. 순수익은 1500만~2000만 원.
▲ 짬장정육상회 - 중화역점 김건수 씨 | ||
“사장님, 여기 삼겹살 한 접시 추가요.”
김건수 씨의 고깃집은 ‘인분’ 단위가 없다. 접시 단위다. 한 접시의 양은 300~400g. 가격은 고기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1만 원. 싸고 푸짐한 양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창업을 결심하고 직장을 그만뒀다. 경험이 없어 특별한 아이템보다 대중적인 고깃집을 선택했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특정 메뉴를 내세우는 것보다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층도 넓힐 수 있고요.”
서울시 중랑구 중화동 먹자골목에 있는, 망하기 직전인 105㎡ 규모의 점포를 인수했다. 당시 운영 중이던 막걸리 전문점은 하루 매출 40만~50만 원을 간신히 기록하는 상황. 2층 감자탕집도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은 상태였다. 때문에 그는 시세보다 낮게 점포를 인수할 수 있었다고.
그는 무엇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간판을 차별화했다. 외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간판의 가장자리에 50여 개의 스테인리스 식판을 붙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반짝거리는 간판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도우미 행사, 전단지 배포, 이벤트(소주 1병 1000원) 등도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수 당시 하루 매출 50만 원의 점포는 순식간에 300만 원 점포로 바뀌었다.
가장 주문이 많은 메뉴는 ‘짬장모듬(1만 5000원)’이다. 삼겹살 안창살 갈매기살 등 다양한 고기를 골고루 맛 볼 수 있어 많이 찾는다고. 단품 메뉴도 골고루 나가는 편이다.
고기는 주방이 아닌 점포 한 가운데에 위치한 붉은 조명의 정육코너에서 준비한다. 주문을 받는 즉시 그 자리에서 고기를 손질해 접시에 담아낸다. 정육점에서 신선한 고기를 제공받는 것 같아 손님들이 좋아한다.
독특한 그릇도 인기에 한몫한다. 야채와 반찬, 장류는 식판에 담아내고 찌개와 밥 등 식사 메뉴는 모두 양은그릇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옛날 도시락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좋아하는 식사 메뉴다.
손님은 동네 주민이 대부분이지만 입소문을 통해 외지 손님들도 많이 찾고 있다. 50% 이상이 단골로 30~40대가 이 고깃집의 주된 고객층이다.
김 씨는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주된 고객층의 취향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7080세대가 좋아하는 음악, 향수를 자극하는 소품 등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한 번 방문한 손님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단골손님으로 만드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정육점형 고깃집 창업비용은 6000만 원이 들었다(105㎡ 점포비용 제외). 월평균 매출은 3000만 원. 순수익은 1000만 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