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끄는 건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 나순애 씨. | ||
나순애 씨가 운영하는 호프전문점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난곡사거리 먹자골목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재래시장을 낀 주택가여서 손님의 대부분은 지역 주민들이다. 인근 직장인들도 자주 들른다. 따라서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주민으로 손님이 구분된다. 20대 젊은 층보다는 30대 이상 중장년 남성고객이 많은 편이다. 나 씨는 “방문객의 70% 이상이 단골일 정도로 충성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20여 년 전 한식전문점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 한식은 무리였다. 매일 새로운 반찬 메뉴를 구성해야 하고 입맛 까다로운 손님을 대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 한식전문점을 정리하고 다시 결정한 아이템이 호프전문점이다. 한식에 비해 조리와 운영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생각이었다. 신림동에 문을 연 1층 23㎡ 호프전문점은 장사가 잘 됐다. 하지만 매출은 곧 한계를 드러냈다. 크지 않은 매장, 몇 개 되지 않는 테이블로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1층에서 규모를 확장하려고 하니 비용부담이 너무 크더라고요. 그래서 2층 점포로 눈을 돌렸습니다.”
2005년 7월,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은 2층 72㎡ 칵테일 바를 인수했다. 건물 위치는 나쁘지 않았다. 2층의 망해 나간 곳이어서 저렴한 값에 계약이 가능했다. 기존의 시설과 소모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인테리어 비용까지 줄일 수 있었다.
2층으로 이전한 뒤 손님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 기존 고객이 2층 점포로 변함없이 이어진 것. 넓어진 점포에 새로운 손님들도 하나둘 등장했다.
나 씨는 “별다른 홍보가 없었는데도 손님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오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마운 마음은 더 나은 서비스로 이어졌다. 자리를 오래 차지해도, 값이 싼 안주를 시켜도 눈치는커녕 오히려 더 친절하게 대했다.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손님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단골손님들은 나 씨의 점포를 ‘동네 사랑방’ ‘휴식처와 같은 곳’이라 부른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나 씨는 “낮밤이 바뀌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또 “2층 점포는 접근성과 가시성이 떨어지지만 1층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기존 고객을 통해 신규 고객을 늘여나가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층 호프전문점 창업비용은 4000만 원 정도 들었다(72㎡ 점포비용 포함). 한 달 평균 매출은 7개 테이블을 통해 700만 원 정도 발생한다. 순수익은 300만 원선이다.
▲ 홍기선 씨. | ||
초보 창업자 홍기선 씨는 전문가들도 꺼려하는 2층 점포에 ‘삼겹살전문점’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문을 연 지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 결과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간판이 눈에 잘 띄지 않고, 입구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홍 씨는 “경기도 분당구 서현동에서 맛있는 고깃집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자랑했다.
전업주부였던 홍 씨는 ‘떡피에 싸먹는 삼겹살’에 흥미를 느껴 창업을 결심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덤벼든 것은 아니다. 인근에 문을 연 가맹점을 찾아가 점포 인테리어, 맛과 운영과정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결심을 굳혔다. 문제는 점포 선정. 1층 점포는 비용부담이 너무 컸다. 홍 씨는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데 처음부터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과감히 2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상권 조사 결과 음식점 고객은 대부분 인근 병원과 오피스텔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들. 따라서 맛과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면 2층이라는 핸디캡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홍보는 신문 삽지 광고만 진행했다. 문을 열자 우려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손님들은 고기를 야채가 아닌 떡피에 싸먹는 방식을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바비큐, 마늘, 매운 맛 등 네 가지 다양한 소스와 콩가루에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외식업체에서 흔히 말하는 ‘오픈발 3개월’이 지난 후에도 손님은 꾸준히 이어졌다. 평일에는 점심식사와 회식을 위한 단체 직장인,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이 많다. 홍 씨는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안정되기까지 3~4개월 정도 걸렸는데 그중에서도 직원 관리가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청소와 손님 응대 등 자신의 의지에 따르도록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최선책은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여는 것. 따뜻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대했더니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고 한다. 꾸준한 고객을 만드는 방법은 ‘첫째도 친절, 둘째ㆍ셋째도 친절’이라고 귀띔한다.
“2층 점포를 찾는 손님은 우연히 찾아오는 사람이 아닙니다.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죠. 그런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게끔 친절한 서비스는 기본입니다. 때문에 저희 가게 직원들은 아주 바빠요. 모든 테이블의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주고, 손님이 부르기 전에 달려가야 하거든요.”
단골손님은 홍 씨가 직접 챙긴다. 손님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이 그의 몫이다. 8월에는 임대 점포를 매입하기도 했다. 2층 삼겹살 전문점 창업비용은 2억 5000만 원이 들었다(220㎡ 점포비용 제외). 월평균 매출 5000만~5200만 원. 순수익률은 15%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