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혹은 웰빙형… ‘차별화’는 필수
▲ 실패가 적은 만큼 경쟁이 치열한 것이 고깃집 창업이다. 어떤 메뉴를 선택할 것인지, 어느 상권에 점포를 열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사진은 ‘왕갈비꽃삼겹’ 매장 모습. | ||
그러나 창업은 쉽지 않은 일. 창업주체가 누구든 철저한 준비는 실패율을 낮추기 위한 공통사항이다. <일요신문>에서는 예비창업자를 위한 분야별 창업 정보를 A부터 Z까지 소개한다. 이번 호에는 창업시장의 스테디셀러 ‘고깃집 창업’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동향 - 쇠고기 vs 돼지고기
이제 갈비, 삼겹살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때문에 창업시장에서 고깃집은 흔히 실패 없는 업종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러니 치열한 경쟁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고깃집 창업은 돼지고기 전문점이 주류를 이뤄왔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쇠고기 전문점에 추월을 허용한 것.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저가형 쇠고기 전문점이 상권마다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삼겹살 가격으로 쇠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가격 전략에 소비자 발걸음이 쇠고기 전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쇠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수는 올해 30개를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상승세를 탄 쇠고기 전문점은 다양한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아지매 숯불구이’ ‘우쌈’ ‘소뜨레’ 등은 웰빙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지매 숯불구이’는 매장 내에 음이온 발생기를 설치, 숲속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것 같은 상쾌한 분위기가 특징. ‘우쌈’은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자생하는 야생 맥아씨앗을 먹고 자란 쇠고기 원육을 수입, 유기농 야채와 함께 제공하는 것을 강조한다. ‘소뜨레’는 1인분이 8000~1만 2000원 선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허브소금, 허브에 절인 고기 등 허브를 주요 테마로 젊은층과 여성층을 공략하고 있다.
안정적인 물류 공급과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곳도 있다. 고기 유통 전문회사 에이미트에서 운영하는 ‘오래드림’은 물류 공급이 안정적인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스’는 소갈빗살, 안창살에 가격 연동제를 실시한다. 공급물량과 시장상황에 가격을 연동시켜 7500원 이하의 가격에 쇠고기를 맛볼 수 있게 한 것.
‘투삼겹’은 호주산 쇠고기를 직수입 직가공 직유통 등 ‘3직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에 공급, 쇠고기 삼겹살 1인분(150g) 3500원, 샤브샤브 1인분 5000원이라는 최저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는 원앤원도 중저가 쇠고기 전문점 ‘별난소문’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렇다고 돼지의 기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불판을 바꾸고 숙성방법을 다양화하는 등 빼앗긴 손님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숲마을’은 200℃의 고온에도 잘 견디는 대나무로 만든 불판을 사용한다. 대나무 불판은 일회용품이지만 세정비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대나무가 연기와 냄새를 대부분 흡수하기 때문에 배기 시설이 필요없다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홍초홍’은 회전식 원형불판을 사용한다. 중앙에는 주 메뉴인 고기를, 주변 공간에는 버섯, 두부, 떡 등의 메뉴를 올려 익혀먹는 방식. ‘황금애’는 황동에 24K 특수 도금을 한 황금불판을 내놨다. 국제특허 출원과 실용신안 등록을 마친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한다. 열전도율이 높아 예열이 필요 없고 저온 가열로 쉽게 고기를 구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란다.
숙성 방법과 곁들여 먹는 재료, 굽는 방식을 차별화한 곳도 많다. ‘왕갈비꽃삼겹’은 와인과 과일즙으로 숙성시킨 고기를, ‘행복추풍령 칼삼겹살’은 된장삼겹살, 복분자삼겹살, 고추장삼겹살 등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삼김’ ‘떡삼시대’는 5개월 정도 숙성시킨 김치와 떡피·소스 등으로 곁들여 먹는 재료를 차별화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볏짚에 고기를 굽는 ‘불타는 볏짚구이’, 숯가마에서 고기를 굽는 ‘3초삼겹살’ 등은 독특한 구이방식을 내세운다.
선택- 체인이냐 독립점이냐
음식점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면 체인점을 여는 것이 가장 수월한 방법이다. 고유한 맛과 안정적인 물류 공급으로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 가능한 것이 장점.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중에는 인테리어만 그럴싸할 뿐 노하우가 없는 부실한 곳도 많다. 따라서 본사가 경쟁력 있는 곳인지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약 전 기존 가맹점을 찾아가 영업상황을 미리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창업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맛을 전수받아 창업하는 전수창업도 고려할 수 있다. 단, 전수매장을 잘 선택해야 한다. 전수비용을 만만치 않게 요구하는 매장이 많기 때문이다. 장사가 잘 되는 고깃집은 10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전수 창업의 경우 맛내는 비법, 식재료 구입방법, 인력관리, 고객관리 등을 자신이 생길 때까지 전수받을 것’을 조언한다.
성공전략 - 상권 맞춰 달라져야
일반적으로 고깃집은 1층 매장이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실면적 기준 93㎡ 이상의 점포가 좋다고 한다. 점포비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볼 때 1억 5000만 원의 창업비용에 적당한 점포비용은 9000만~1억 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나머지 5000~6000만 원은 인테리어 등 점포개발비용이다. 투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인테리어를 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 본사에 맡기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수도 있다.
고깃집의 주 고객은 가족 단위의 외식 고객이다. 이들을 끌어들이려면 주차시설이 좋은 주택가 상권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주택가 고깃집의 특징은 평일 매출보다 주말 매출이 높다는 것. 반대로 오피스가의 고깃집은 주말매출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 경우 식사메뉴를 강화해 점심매출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대학교 인근 고깃집은 가격과 양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음식 맛의 70% 이상은 원재료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양질의 원육 선택은 필수다. 최상품 원재료를 사용하면 고객만족도는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김치, 된장찌개 등 밑반찬의 맛이 고깃집 선택 요인이 되기도 한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